게재일 : [22-01-19] 조회수 : 28005
나가사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건립
[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
[ 위령비 제막식 ]
[ 위령제에서 인사하는 민단 나가사키 강성춘 단장 ]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위령비가 나가사키시 평화공원에 세워져 11월6일 제막식과 위령제가 거행됐다. 원폭 동포 희생자를 위령하는 비는 1970년 히로시마에 세워졌지만 나가사키에는 세워지지 않았다. 나가사키에도 위령비를 세우기 위해 1994년 민단 나가사키 본부가 건립 움직임을 보였으나 건립 방식과 부지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2011년 한국원폭피해자협회와 주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이 나가사키 시에 평화공원 내 건설 장소 제공을 요청하면서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13년에는 민단 나가사키 현 본부를 중심으로 건설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건립에 착수하기 시작한 1994년부터 무려 27년이 지나서야 실현되었다.
위령비 앞 현장에서는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이희섭 주후쿠오카 총영사를 비롯해 민단 중앙의 여건이 단장과 인근 각 지방본부 단장, 나가사키 시의회 의원 및 지역 고교생 평화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이 열렸다.
식전에서 참가자들은 위령비에 헌화하고, 원폭이 투하된 시각인 오전 11시 2분에 묵념을 올렸다.
그 후 위령비 맞은편에 있는 원폭자료관 홀에서 위령제가 열렸다.
건립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민단 나가사키본부 강성춘 단장은 “일본인 시민단체가 건립한 나가사키 원폭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있지만 우리 재일동포의 손으로 염원이었던 위령비를 건립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정부의 지원 및 재일동포 및 관계자 여러분 덕분이다. 이 위령비가 한일의 진정한 우호발전과 동포 피폭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여건이 민단중앙단장은 “위령비 건립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민단 나가사키현 본부 여러분들과 주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 여러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과 아울러 나가사키시를 비롯한 일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위령비를 통해 비참한 전쟁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강창일 대사도 “희생자를 생각하면 너무 늦어져 죄송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들을 위한 위령비가 마련됐다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역사가로서도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이유는 두 번 다시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믿는다. 오늘의 작은 발걸음이 한일의 모범적인 협력사례로 역사에 남고 나아가 세계평화를 지키는 데 기여하는 큰 걸음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후 이희섭 총영사, 무카이야마 무네코 나가사키 시의회 공명당 대표, 히라노 노부토 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이 차례로 인사말을 했다.
무카이야마 대표는 “한일뿐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평화의 고귀함과 전쟁의 비참함이 전해져 평화로운 미래로 이끌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