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정리한 남북공동선언 발표로부터 11주년. 정상회담에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 발언이 생각난다.

"내가 들은 바로는 김 대통령은 '통일되더라도 미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 "그러면 어찌하여 미디어에서는 여전히 미군의 철퇴를 주장하고 있는가" / "그것은 우리인민의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기 때문에 이해해 주기 바란다"(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김대중 자전Ⅱ 역사를 믿고 - 평화통일로의 길')

그런데 다음 해 7월, 김 위원장은 러시아 공식방문에 앞서 실시한 이타르타스통신사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우리나라 국토의 반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우리나라를 상시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라며 '한국=미군점령지론'을 제창했다.

이는 '우리인민의 감정을 달래기 위해'라는 발언이었나. 그렇다 해도 '대통령에게 비밀사항을 정식으로 말하겠다. 미군의 주둔문제'라고 이야기를 꺼낸 김 위원장의 '부탁발언'과는 크게 다르다.

'최고지도자' 치고는 발언에 일관성이 결여되고 한마다 한마디에 무게감이 없다.

"통일의 시기는 언제쯤 되겠는가" / "그것은 내 결심에 달려있다. '적절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은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 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2000년 8월 평양에 초청된 한국 매스컴 대표단의 질문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변)라는 발언도 있었다.

남북관계·통일문제에 대해 여전히 북한 책임자의 '오만'하고 '우쭐대는' 언동이 끊이지 않는다. 분노를 넘어서 창피하다. (Y)

( 민단신문 2011-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