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으로 활로 찾자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발단이 되어 일어난 세계 금융 위기로 9월초부터 한달 남짓 동안 세계 주식 시장의 시가 총액이 1,400조엔 증발했다고 한다. 재일동포 기업과 경제인, 동포 경제와 관련 깊은 기관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혹독한 후속타

현재 세계 동시 불황의 양상이 짙어지고 있어 실물 경제의 악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부터 혹독한 시련에 빠져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해진 재일동포 경제에 가혹한 상황이 불어닥치고 있다.

유기업은 유기 기기와 관련 금융 제도 등 각종 규제의 강화에 따라 매출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과당 경쟁에도 버텨왔다. 지방 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토목 건축업도 공공사업의 대폭적인 예산 감소에 굴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음식업도 매출 급감을 비용 삭감으로 대응해 왔다. 이제는 남을 업체만이 남아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또 한 차례 압박이 가해진 것이다. 겨우 살아 남은 기업 경영자는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이제는 한계"라며 비통해 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기피와 상환 독촉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민족금융기관도 불량 채권의 증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가 이토록 심각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처방전이나 특효약이 없다. 역경을 타개하기 위해 자금이 뒷받침 되는 정책을 추진할 수도 없다. 일본 정부는 중소금융기관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입과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때 국가가 사실상 상환을 보증하는 긴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아무리 논의해도 결국은 경제 활동에 종사하는 동포 개개인이 각 기관과 함께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발 나아가 재일동포 나름대로의 연대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경영 강화를 돕는 동포 단체도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각종 경제 정책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하고 업체간 연대와 다른 업종과의 교류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연대가 어려운 유기업도 연대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 요리를 세계화해 품격을 높이고자 하는 한국의 국책에 호응해 신상품 개발과 각종 판매 캠페인을 업계 차원에서 전개하는 발상도 확산되고 있다. 재일동포의 본국 투자를 다시 한번 활성화시키는 한편, 본국 자본의 일본 진출을 돕는 양방향 경제 활동 안에서 재일 경제의 활성화를 찾을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또, 잊어서는 안될 것이 금융면에서의 지원이다. 재일한국인신용조합협회에 가맹한 신용조합과 한국 금융기관의 재일 지점과는 자금 운용을 중심으로 이미 밀접한 관계가 구축돼 있다. 일본 전국에 영업 기반을 갖추고 지역에 밀착한 민족 신용조합과 재일 지점과는 영업면에서도 협조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확실한 제휴 관계로 끌어 올려 생존이 가능한 기업의 생존을 돕고 성장을 희망하는 기업의 성장을 도모했으면 한다.

한신협의 가맹 조합은 앞으로 체력 강화를 위한 합병을 가속시킬 것이다. 동포 사회 전체에 대한 출자금 증강과 합병을 위한 각종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포 경제가 곤경에 처한 상태에서 일련탁생(一蓮托生)의 관계에 놓여있는 경제인과 민족금융기관이 서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상호 보완을 통해 활로를 찾았으면 한다.

경제력의 '빈익빈', '부익부'는 쉽게 볼 수 있다. 자금력이 자금력을 키우는 경제 구조 가운데 동포들이 일본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사태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이는 지금을 살아 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창업을 독려하고 동포 사회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신력을 들먹이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느냐는 비판을 각오하고라도 경제 활동에 종사하는 동포 개개인과 기관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각자의 노력이 하나로 합쳐지고 서로 격려하며 한국 속담처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신념을 갖고 역경에 맞서 나가자.

(2008-12-1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