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중 민단 가나가와현지방본부 단장 “재일민단은 한일관계 발전의 가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일본연구센터(소장 조희용)가 지난 10월12일 국립외교원에서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유혁수 요코하마국립대 교수가 ‘뉴커머’의 입장에서 재일동포사회를 조망했다면, 김이중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가나가와현지방본부 단장은 ‘올드커머’로서 재일동포사회의 과제와 향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김 단장은 모두발언에서 재일동포사회는 강제징용 등에서 시작된 역사적 특수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얘기하며, 그 애환이 깊은 만큼 모국에 대한 재일동포들의 사랑은 어느 지역 동포들보다 강력하고 뜨겁다고 강조했다. 가나가와현(神奈川県) 지방본부 단장으로서 5년 동안 활동해 온 그는 “수시로 뉴커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에는 민단 외에도 한인회(한국인연합회)가 4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다. 당시 한국인(뉴커머=신정주자)들이 기존의 민단에서 활동하자는 의견과 별도의 한인회를 만들자는 주장으로 나뉠 때, 김 단장은 자신이 적극 나서 한인회 설립을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2013년 6월 요코하마 한국회관에서 개최된 재일본가나가와현 한국인연합회 창립총회에는 민단 관계자들도 참가해 창립을 축하했다.
김이중 단장은 민단이 한인회 설립을 제안하고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결국 민단과 한인회는 같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관계”라며 “민단 중앙에서도 한인회와의 통합문제 등 관계정립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단을 중심으로 하는 올드커머들과 역사적 경위가 다른 한인회 소속의 뉴커머들은 생각에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심지어 뉴커머 내부에도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직접 만나 향후과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연간 10번 정도 한국을 방문했다는 김 단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양국 모두에서 차별의 벽을 느낀 적이 많았고, 마치 공중에 붕 뜬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민단은 위로를 주고 귀속의식이 생기게 하는 안식처와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민단의 문제점으로 고령화를 지적했다. 현재 각 지역 단장이 총 48명인데 57세인 자신이 밑에서 두 번째이며, 여든이 넘은 단장들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총련은 알아도 민단은 모른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재일동포에 대한 인식제고와 더불어 구성원이 노령화 되고 특별영주권자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민단이 미래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방향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민단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구를 확대하고 한인회 등 다양한 조직·단체에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단장은 한일관계의 변화에 따라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선도 변한다는 사실도 전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그간 만났던 사람(일본인)도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재일동포들이 한일관계 발전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히 민단은 스펀지가 아닌 필터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시로 등장하는 이슈와 내용들을 양국에 알리기 전에 여과(필터링)하고, 양국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는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가 헤이트스피치를 할 때, 재일동포들이 모두 한국으로 가버렸다면, 일본경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재일동포들이 정착의 수준을 넘어 일본사회에 깊숙이 침투돼 있고 여러 분야에 걸쳐 일본에 공헌한 점이 많다는 의미다.
조총련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선 “김대중 정권시기에 총련과 민단이 이웃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총련과 민단의 관계도 바뀌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행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단의 사업개선과 관련해선 “고령자를 위한 시설을 어린이집과 같이 만들면 좋을 듯싶다”고 제안했다.

(2016-10-14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