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모임'

【효고】타카라즈카 한국초등학교는 해방 직후에 생긴 국어강습소 조련(朝連) '타카라즈카 지부 조선학원'이 전신이다. 1948년에 개칭됐다. 당시 다른 학교가 조선학교로 바뀌던 가운데 한국 입장에서 그것도 일본과의 공생을 지향한 이 학교를 재평가할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을 이끌고 있는 것이 송병국(宋炳國, 68, '타카라즈카 한국초등학교의 기억을 기록하는 모임' 실행위원회 대표)씨다.

15년전 송씨는 자택에서 당시의 교과서 '천자문'을 찾았다. 누나가 쓰던 것이었다. 그 밖에 교가 악보와 당시 사용했던 봉투, 세피아색으로 변한 사진도 많이 나왔다. 모두 합쳐 174점. 송씨는 하나 하나 컴퓨터에 데이터로 보존해 나갔다. 이것이 작년에 51년만의 동창회로 이어졌다.

송씨는 동창회에 이어 각종 자료의 전람회와 연구 모임을 개최해 일반 개봉이 가능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도 꿈꾸고 있다. 모금은 타카라즈카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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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 교육 없이 자유'
졸업생들의 이야기

이 학교에서 1년간 일본어와 산수 초보를 배운 박병양(朴炳陽,63)씨는 "이데올로기 교육은 전혀 없었다. 자유롭고 즐거운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또 졸업생 강선원(姜先源,72)씨는 "학생들과 마주하며 열심히 가르쳐줬다. 아주 소중히 대해줬다는 추억이 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알파벳과 우리말을 배웠다고 한다.

일본 지역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지조우반(地蔵盆) 행사를 일본인과 함께 한 것도 타카르즈카 한국초등학교답다.

지금 타카라즈카 한국초등학교의 기억은 조금씩 과거의 것이 되어가고 있다. 박씨에 따르면 총련계 문화인이 편집한 재일교육 자료집에는 학교 이름조차 나오지 않고 몇줄 정도만 적혀 있다고 한다.

(2013-12-31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