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 교수 “민단-한인회 통합, 논의 자체로도 희망적”

재일동포 네트워크는 활발하나 민족정체성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최근 20~30년 동안 크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 현황을 살펴보고, 권역별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점검하고자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6월3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개최한 ‘2016 재외동포전문가 포럼’ 마지막 세션에서 최영호 영산대학교 교수(재외한인학회장)는 ‘재일동포 네트워크’를 진단했다.

이날 최 교수는 ‘일본 지역 한민족공동체 생태계 진단과 전망’이란 주제를 발표하며, 일본의 재일동포 네트워크로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지만 정주동포의 인구격감, 일본 귀화증가, 세대 간 의식 격차 등으로 재일동포사회의 민족정체성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을 제외한 재일동포 네트워크로는 재일민단과 재일본한국인연합회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49개 지역본부와 7개 산하단체를 갖고 있는 민단 네트워크가 가장 강하다. 또, 민단은 모국과의 네트워크는 매우 강하지만 국제적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미약하고, 재일본한국인연합회는 경제적 성향의 네트워크가 활발하다는 평가다.

최 교수는 표류하고 있는 차세대 재일동포의 민족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및 한일관계 발전을 통한 자긍심 확대 △한류, 한국문화, 한글교육의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재일동포 네트워크는 한일관계가 원만해야 긍정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다”며 “내셔널리즘보단 휴머니즘 소식이 일본에 자연스레 알려져야 하고, 귀화한 동포에 대한 차별의식도 스스로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일동포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중 민단의 역할로 △동포 어린이 모국 체험 기회 확대 △동포 자녀들에 대한 한글교육 활성화 △조직개편과 민단 간부의 우리말 쓰기 △각종 한글대회, 지방조직의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또, 재일본한국인연합회의 노력으로 △내적 분열 최소화 및 민단과 최대한 협력 △민단의 청년 조직으로서 독립적 활동 모색 △실질적 회원 확보 △5개 지역단체의 긴밀한 연대 등을 꼽았다.

최 교수는 “어느 지역 동포사회든 희망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민단과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간 통합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고 있는데, 그 자체로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참정권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지만, 정치 외의 다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재일동포들이 많은 것도 재일동포사회의 희망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1세션 중국, 러시아·CIS와 제2세션 미국, 일본 등 권역별 한민족공동체 생태계 진단과 전망에 이어 임영상 한국외대 교수의 진행으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임영상 교수는 국내에 와 있는 조선족, 고려인들의 정주화 현상을 설명하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국내사회 안정은 물론 전체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는 중국지역 한민족 네트워크와 관련해 조선족뿐만 아니라 재중한국인들의 네트워크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고, 재외동포재단이 국내외 각 기관들이 보유한 연구 자료를 취합해 데이터 뱅크 역할을 수행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안했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이날 진행된 각 세션과 전체 토론을 평가하며 “여가부(다문화가정), 법무부(동포 출입국정책), 외교부 등 각 기관으로 동포 업무가 나뉘어져 있는데 관련업무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정책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며, “금번 포럼이 그러한 여론을 국내에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06-0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