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사키시에서 첫 사례 발생...헤이트스피치의 심각함 반증해

카와사키시에서 반복되는 헤이트스피치에 고통받는 재일동포 3명이 3월16일 요코하마 지방법무국 카와사키지국을 찾아 인권침해 피해신고를 했다. 특정 지역에서 헤이트스피치에 대해 구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것은 재일동포 다수 거주지인 카와사키시 남동부의 해안가에 사는 재일 1세 조양엽(78)씨, 3세의 최강이자(42)씨와 그 남편 나카네 마사이치(中根正一, 53)씨. 모두 올해 1월31일 배외·차별적인 데모대가 집합장소로 정한 시내 카와사키구 후지미공원에서 헤이트스피치와 마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씨는 현장에서 “차별을 하지 마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바퀴벌레 조선인은 꺼져라”고 자신의 존엄을 해치는 말을 들었다. 이후 심하게 어안이 벙벙해졌다. 딸과 손자가 앞으로도 차별에 직면하는 것 아닌가 싶어 잠이 오지 않고 컨디션도 나빠졌다.

최씨는 스스로의 의사로 헤이트스피치에 항의한다는 중학교 1학년 아들과 동행했다. 아들은 “조선인은 일본의 적”이라고 듣고 지금까지 소중히 해 온 한일 양쪽의 출신이 부정되자, “몸의 절반을 잃은 듯한 기분. 마음이 찢어진 것 같다”며 원통한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쳐죽여라”고 외치는 데모대와 자식의 흘리는 눈물을 보고 “이중의 고통”을 느꼈다.

나카네씨는 사회복지법인의 직원으로 그동안 지역에서 민족차별을 없애는데 주력해왔다. 그만큼 “아내와 아들이 심한 차별을 받아 저항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 심한 허무함이 거듭 밀려온다”고 말했다.

3명은 “헤이트스피치로 인권과 존엄을 훼손당하고 있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다. 카와사키시 남부 해안가에 직장이 있는 우리 가족, 친구, 지역의 고령자, 아이들, 그리고 그 보호자의 상당수가 깊은 상처를 받고 강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무국은 그 자리에서 조사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조사 결과 인권침해가 인정되더라도 그 구제 조치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카와사키시에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한 실태조사 및 기본행동계획의 착수를 바라는 지역 시민단체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2016-04-01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