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재일동포 정의신씨가 연출한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오는 6월3일부터 10일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2015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화제의 작품이다. 연출과 극본을 맡은 정의신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든 스타 연출가. 1957년 일본 효고현 히메지 시에서 태어난 그는 영화사 쇼치쿠 오후나 촬영소 무대 조수로 일을 시작해 83년 극단 구로텐트에 입단했다.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창립멤버로 참가했고, 천년의 고독을 시작으로 ‘더 데라야마(寺山)’ ‘인어전설’ 등을 내놓으며 일본 연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93년 혼잡한 현대 일본의 풍경을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달은 어느 쪽에서 뜨는가’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의 극본과 연출을 맡아 대히트를 기록하며 연극계에 충격을 주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The Caucassian Chalk Circle)은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백묵의 원’ ‘하얀 동그라미’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국내 연극무대에 종종 오르긴 했지만, 창극으로는 정의신 연출가의 작품이 최초다.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다루는 내용인데, 정의신은 아이를 버린 생모와 그 아이를 거둬 정성껏 키운 양모의 다툼을 배우들의 가슴 절절한 소리 대결로 그려내며, 현대인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국립창극단은 “절망의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배꼽을 쥐면서도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드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극(劇)으로 정평이 나있는 정의신 연출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17-05-30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