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왕족, 고려왕약광(高麗王若光, 이하 약광)이 사이타마현에 고려군을 건군한 지 올해로 1300년이 됐다. 이를 기념하는 재일동포를 중심으로 ‘고려약광의 모임’(회장 박인작, 사이타마현 쿠마가야시 거주)이 4월23일 약광을 주신으로 삼는 히다카시(日高市)의 코마(高麗)신사(제사장 코마 후미야스, 高麗文康)에 기념비를 세운다. 5월 1300년제를 맞아 재일동포 쪽에서도 축하 무드를 띄운다.

기념비는 에도시대부터 관동의 이름난 석재인 오다와라(小田原)산 휘석안산암을 사용했다. 석질은 매우 단단한 것이 특징. 받침대를 제외하고 세로 140㎝, 가로 2m의 장방형.

비문에는 ‘속일본기’에서 인용해 “서기 703년 4월4일, 종5위하 고려약광에게 왕성(王姓)을 내리다” “서기 716년 5월16일 스루가, 카이, 사가미, 카즈사, 시모우사, 히타치, 시모츠케의 7개국의 고려인 1799명을 무사시국에 이주시킨 게 고려군의 시초다”라는 글을 새겼다.

비의 중앙 상부에는 삼족오를 새겨 넣었다.

이면에는 비석의 건립에 노력한 ‘고려약광의 모임’의 관계자 200여명 모두의 이름이 적힌다. 이 중에는 약광의 후손이자, 코마신사의 제60대 제사장인 코마 후미야스(명예회장)씨를 비롯해 교토대 사학과 명예교수인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3월13일 별세)씨, 제15대 도공 심수관(특별회원)씨 등의 이름도 포함된다.

‘고려약광의 모임’은 코마신사의 유래와 고려군의 역사에 감명받은 재일동포가 이를 연구, 보존할 목적으로 2010년 6월 결성했다. 우선 시작한 것이 고려군 건군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지식을 다지는 정기적인 스터디그룹이었다. 모임을 거듭하다가 회원 중에서 “재일동포로서도 뭔가 기여할 수 없을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번 기념물 기증으로 이어졌다.

당초는 고구려 광개토대왕비를 본뜬 비석을 계획하고 실행위원회도 결성했지만, 동일본대지진 탓에 중단됐다. 대신 떠오른 것이 코마신사 창건 유래와도 이어지는 현재의 방안이었다. 제사장 코마씨도 “이런 비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 신기할 정도”라며 찬동해서 확정됐다.

건립비용 800만엔은 박 회장을 비롯해 회원 전원이 부담했다. 박 회장은 “1300년의 유구한 역사로 생각을 넓히면서, 영원히 이 땅과 동아시아의 발전과 평화가 계속되길 바라며 건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막식은 4월23일 고려약광의 모임의 주최와 히다카시 등의 후원으로 코마신사 경내에서 열린다.

한편, 4월26일부터는 약광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고려왕·약광 워크’도 열린다.

타카쿠신사(카나가와현 오이소정, 大磯町)에서 코마신사(사이타마현 히다카시)까지 약 95㎞를 4일 동안 걷는 것으로, 출발지 오이소는 고구려 왕족 약광이 일족을 이끌고 상륙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출정식을 갖는 타카쿠신사의 배후에는 고려산이라는 산이 솟아있다. ‘신편 사가미 풍토기’에는 “고려의 이름은 옛날 이 땅 주변에 고려인이 살았던 것과 관련 있다”고 적혀 있다. 초대 군사(郡司)로 고려군을 건군한 약광은 오이소에서 북상한 것으로 보인다.

워크 본대의 첫 모임은 4월26일 10시30분 JR오이소역에서 있으며, 나흘 전체가 아닌 부분 참가도 가능하다. 사전 학습회는 4월16일 코마신사 참집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의는 고려1300 ‘약광 워크계’(042-978-7432, info@komagun.jp)로.

(2016-03-29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