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토 대지진(1923년)으로부터 90주년이 되는 1일, 도쿄, 카나가와, 치바, 사이타마 등 칸토지구의 민단은 대지진 혼란시에 군·경찰 및 각지에 만들어진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수천명에 달하는 동포의 명복을 비는 추도식을 각각 개최, 다시 한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두번 다시 그러한 비극을 되풀이시키지 않겠다는 결의를 새로이 하고, 동포의 권익옹호와 지역주민으로서 공생공영사회의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을 확인했다.

도쿄 본부 주관으로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港區南麻布)의 한국중앙회관에서 거행된 제90주년 칸토 대지진 순난동포 추념식에는 이병기(李丙琪) 주일대사, 민단 중앙본부의 오공태 단장, 한재은(韓在銀) 감찰위원장 등 간부, 중앙산하단체장, 민단 도쿄 본부의 간부, 각 지부 지단장, 부인회, 청년회의 간부를 비롯하여 약 230명이 참례했다.

도쿄 본부의 김창세(金昌世) 부단장은 경과보고에서 "칸토 대지진의 비극은 천재인 동시에 인재이기도 했다. 한국인은 학살에 있어서도 나라가 없기 때문에 저항은 물론 조사요구도 할 수 없었다"고 지적, 진재 후 90년, 전후 68년인 오늘날도 일본국이 희생자에 대한 보상책임을 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의 은폐를 꾀하여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이 대사와 오 중앙단장에 의한 대표헌화 후, 김수길(金秀吉) 도쿄 본부 단장은 추념사에서 "오늘날 일본사회는 대학살의 사실을 지우려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후세에 올바르게 전해지고, 두번 다시 그러한 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참례자들은 동포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대지진이 일어난 오전 11시58분을 기하여 전원이 기립하여 묵도를 올렸다.

추념식에 이어 오충공(吳充功) 감독의 기록영화 '숨겨진 손톱자국 - 칸토 대지진과 조선인 학살'(1983년)의 다이제스트판 방영, 저널리스트 야스다 코이치(安田浩一, '인터넷과 애국 - 재특회의 『어둠』을 쫓아'의 저자)씨에 의한 강연 '헤이트스피치와 배외주의 - 차별하는 측의 정체'가 이루어졌다.

(2013-09-12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