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노조를 모체로 투쟁보다 대화·협력을 목표 삼아

'탈정치, 조합원을 위한 공생 노조'를 내걸고 제3의 노조(가칭, 국민노총)가 발족된다. 지금까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2대 노총에서 삼각 체제로 재편돼 노조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복수 노조 가능토록

제3의 노총 발족은 서울 지하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계기다. 지하철 노조는 2008년부터 추진해 온 정치투쟁 배제, 조합원 중심의 노동 운동으로 '국민노총'( 구 새희망노동연대)의 중심을 이룬다. 지하철 노조 외에 전국지방공기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미포조선 노조, KT 노조 등의 참가가 점쳐지고 있다.

제3 노총은 '탈정치, 공생과 국민을 위한 노동 운동'을 추구하고 ▽국민에게 신뢰 받는 노동 운동 ▽투쟁보다 정책·공익의 노조 지향 ▽사회 문제 해결에 공헌하는 노조로 다시 태어날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서울 지하철 노조의 정용수 위원장은 "제3노총은 노동자를 따르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동 운동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7월1일부터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므로 늦어도 6월중에 발족할 계획이다. 제3 노총에는 당초 15~20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면 그 수는 한층 더 늘 것으로 보여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제3 노총이 설립되면 기존의 투쟁 일변도의 노동 운동에 피폐해진 조합원의 참가가 전망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제3노총의 발족으로 복수 노조 도입을 앞둔 산업 현장에서는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노조를 유치하기 위해 노총간의 경쟁이 격해질 전망이다.

한국내 노사 관계는 1970년대의 정부와 사용자 중심의 일방적인 관계에서 1980녀대 후반부터 대립 관계로 바뀌었다. 특히 1995년 민주노총 발족에 의해 대립관계가 격해졌다.

어느 노조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투쟁 일변도라면 한국노총은 노동 운동을 발판 삼아 정권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 어느쪽이나 진정한 노동 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노동쟁의 등 집회와 데모 발생 건수는 미국의 3.5배, 경범죄법 위반 적발 건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독보적으로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의 2009년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 갈등지수가 OECD 국가 평균치만 돼도 1인당 GDP는 27% 늘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파업에 싫증

근년 들어 불법 파업이나 일부 노조 간부 주도의 노동 운동에 대해 국민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는 가운데 제3 노총은 대립이나 투쟁, 정치 중심의 운동으로부터 탈피해 대화와 협력으로 합리적인 노사 관계 형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3 노총이 많은 노동자나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면 노동 현장과 노동 운동간의 괴리를 극복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한다. 즉, 기존의 노동 운동과 차별화해 근로 조건이나 생활 향상 등 순수하게 현장 중심의 노동 운동을 추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2011-05-2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