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21세기의 조선통신사 서울-도쿄 우정워크'(주최: 일본워킹협회·조선통신사 연고지 연락협의회, 민단 중앙본부 등 후원)가 1일 시작됐다. 한국 루트의 안동·경주·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츠시마(對馬)·오사카·쿄토·나고야(名古屋)·시즈오카를 지나 5월22일 도쿄에 골인한다. 부산-하카타(博多)는 고속선, 하카타-오사카는 조선통신사가 발자취를 남겼다. 시모카마가리(下蒲刈, 히로시마현 쿠레시=吳市), 토모노우라(鞆の浦,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福山市), 우시마도(牛窓, 오카야마현 세토우치시=瀨戶內市)를 대절버스로 방문한다. 보행거리는 한국 525km, 일본 633km, 총 1158km.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의 해이기 때문에 서울을 걷기 시작한 한일의 워커수가 늘었고 일본대는 31명, 그 중 재일한국인은 3명, 한국대는 13명에 달한다. 에도시대 조선통신사의 선린우호 정신을 지금 시대에 살리고자 시작된 한일워커에 의한 걸으면서 하는 '풀뿌리 교류'는 착실히 뿌리내려 그 영역을 키우고 있다.

최고령자는 82세

이번 최고령은 82세 스즈키 키요코(鈴木喜代子)씨. 평균연령은 일본대 69세, 한국대는 67세. 조선시대의 의상을 걸친 정사, 부사, 종사관 뒤에는 음악대와 무관이 잇고, 그 뒤를 한일의 워커가 행진한다.

이번은 에도시대 제1회 조선통신사의 정사 여우길(呂祐吉)의 11대째 자손 여운준(呂運俊·65)씨가 참가하고 있다. 여씨는 "인생은 한 번 뿐이다. 선조 할아버지가 걸어온 한일의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길을 내가 걸음으로써 옛 선린우호 정신이 한일간에 되살아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일도 의욕 왕성

이번은 3명의 재일 워커가 참가하고 있다.

김승남(金承南·88,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씨는 첫 참가. 2년 전 민단신문에 게재된 '제4차' 기사를 보고 다음에는 참가하겠다고 생각했다. 1957년에 일본 방문. 플라스틱의 성형가공업을 하고 있었지만 60세를 지나 가업을 아들이 이어받은 후에는 오로지 마라톤에 전념하며 지금도 년 2회는 해외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이 장거리 워크도 같다고 생각한다. 조선통신사가 옛날에 걸었던 길을 걷는 것은 공부가 되기도 하여 재미있을 것 같다"고 조용히 결의를 말한다.

그리고 첫 참가인 이성임(李性任·50, 치바현 카시와시=柏市)씨는 12년 전에 일본에 와서 회사원 남편과 종종 워크를 즐기고 있다. 일본인 친구 소개로 워크를 시작하여 지난해는 동료와 '한국일주 워크'에도 도전, 이 워크를 알게 됐다. "조선통신사는 몰랐지만 걸으면서 공부하고 싶다. 자신의 나라의 역사이니 여러 땅을 방문하여 옛 통신사의 기분을 확인하고 싶다. 지금은 그 기분으로 설레인다"고 말한다.

5회 연속 참가하는 이에미코(李惠美子·64, 오카사키 히가시스미요시구=東住吉區)씨는 "몇 번 참가해도 그 때마다 감동이 다르다. 익숙한 풍경도 신선하게 보인다. 동료와의 재회로 즐거운 나날이 되살아나 한일의 교류에 있어서 통신사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며 '5회째 감동'에 기대한다.

1일 아침은 비가 그쳐 조금 쌀쌀한 가운데 100명이 넘는 1일 참가 한국 워커와 더불어 일본에서 참가한 워커도 10명이 참가했다. 오가는 시민들로 혼잡한 거리를 5개의 깃발을 세우고 행진하자 시민들이 "무슨 행렬이야?"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깃발에 적힌 '제5차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도쿄 우정워크'를 쳐다봤다.

서울 시가지를 빠져나온 후, 골인한 '정토사(성남시)'에서 안전을 기원하며 하루의 행진을 마쳤다. 보행거리는 27km. 2일째는 흐리고 바람이 조금 부는 날씨 속에서 출발. 일본어, 한국어, 영어가 난무하는 한일 워커의 북적거리는 대화 속에서 발걸음도 경쾌하다. 서울 교외의 요란한 공사 소리나 개발이 계속되고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맨션에 놀라하는 목소리도. 이 날은 29km를 걸으며 용인시청에 골인. 시의 체육과장의 환영을 받았다.

3일째는 지난 밤 이후에 뇌우가 그치고 쌀쌀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기 시작했다. 도보를 행진하며 "수고 많습니다"라고 머리를 숙이는 아저씨의 모습에 무심코 "감사합니다"라고 일본대의 여성 워커가 손을 흔든다.

대도시 서울시를 빠져나와 교외로 펼쳐지는 전원지대에서는, 일본에서는 이제 사라져버린 '흙 냄새'를 접한 일본 여성 워커가 "와~ 시골 냄새가 난다"며 감격했다.

올해는 봄꽃이 빨리 펴서 상큼한 노란색 개나리와 산수유 가로수, 그리고 분홍색 진달래꽃을 보면서 한국의 시골 풍경을 접하며 충주를 거쳐 7일에는 수안보온천에 도착했다.

글·사진: 카나이 미키오(金井三喜雄)

(2015-04-0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