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양과자점 '파티스리 파크'
셰프 파티셰 박철수(朴哲秀)씨

동네 상가에서는 보기 드문 빨간색 해가리개가 약간 화려하게 돋보이는 양과자점이다. 가게 이름 '파티스리 파크'의 '파티스리'란 프랑스어로 과자 가게 또는 양과자점을 뜻한다. 이 단어 끝에 자신의 성을 붙인 점에서 자연스러운 자기 주장이 느껴진다.

생과자만으로 138종이 있어 그 가운데 계절에 맞춰 45종 정도를 항상 쇼케이스에 진열하고 있다. 과일을 사용한 생크림 케익은 마치 보석을 뿌린 것 같다. 이밖에 구운 과자, 크로와상 등 빵,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도 있다. 스윗 계열은 모두 개당 400엔 이내로 저렴하다. 2009년도 매출액은 약5,000만엔.

유럽에서 2년 수업

오너는 재일2세.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2년간의 수업을 거쳐 과자 장인 가운데에서도 특출나게 솜씨가 좋은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셰프 파티셰'로 자신을 소개한다.

백화점에서 출점 요망을 받는 경도 드물지 않다. 매출 증대를 생각한 적도 있지만 "동네 상가의 과자 가게"가 강점인만큼 일시적인 집객보다는 지역 고객을 소중히 여기며 착실히 살아남는 장사에 전념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상품은 "내가 먹어서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내놓는다"고 한다. 계절 한정의 케익과 신작 케익도 수시로 등장한다. 열성적인 팬으로부터는 "모든 메뉴 재패가 꿈"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도심 록뽕기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어 맛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오븐에서 쿠키와 슈크림을 구웠다. 어머니에 따르면 "일년 내내 수도 없이 실패했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되자 진학을 앞두고 부모님은 가정교사를 붙일려고 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전문학교에 진학해 과자 장인을 꿈꿀 것을 이미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문학교를 마치고 20살 때부터는 장인으로서 본격적인 수업에 임했다. 과자 장인은 휴가도 급여도 적지만 버텼다. 프랑스 유학 때는 "모든 환경이 달라 문화 충격을 받았지만 일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마음의 버팀목 '족보'

대기업 메이커로부터 위탁을 받아 컴퓨터 부품을 제조하던 아버지 귀호(亀鎬,87)씨는 "이런 장사는 먼 세상"이라며 창업시에는 일절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너도 한다면 하는구나"하고 인정받았을 때 박씨는 처음으로 힘든 수업 시절의 보상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박씨에게는 과자 장인이 되고 싶다며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찾아 온다고 한다. 가능하면 모두 받아들였다. "자신이 뿌리를 둔 나라에 대해 어떠한 공헌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짤막하게 이유를 설명한다.

원점은 유소년기에 아버지가 보여준 족보의 존재다. 고등학생이 되자 스스로 판단해 통칭명을 말소하고 본명으로 바꿨다. 족보의 존재는 해를 거듭할 수록 자신의 정신적 버팀목이 됐다.

한국 친구로부터 양과자의 책을 출판하자고 기획 상담을 받았을 때 두번만에 승낙했다. 그날 일을 마치고 마지막편으로 한국에 가서 밤새 레시피를 지도하고 다음날 아침에 돌아오는 과혹한 일정이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장래의 꿈은 60세에 은퇴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파티스리 파크 = 카와사키시 타카츠구 코노구치 4-6-15 (전화:044-813-6485)

(2010-05-2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