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 개혁 키워드 ‘문호개방’… 조선적 동포들도 포용해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단장 오공태)에는 부단장이 다섯 명이다. 그중에서도 주로 조직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임삼호 부단장은 민단에서만 35년 넘게 활동해 온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올해도 임 부단장은 재일동포(재일민단)를 대상으로 11월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통일교육원에서 진행된 ‘통일교육 연수’에 참가했다.
입교식 다음날인 16일 오후 통일교육원 교육관에서 만난 임 부단장은 앞으로 민단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통일운동’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통일문제는 차세대 정체성 교육과도 깊이 연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재일동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현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친은 울산이 고향이지만, 임 부단장은 혼슈(本州) 북쪽 끝에 있는 아오모리(靑森)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다. 젊은 시절부터 민단 활동에 참여하며 줄곧 한길만을 걸어온 그는 민단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세대교체’를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9월, 300여명의 ‘재일동포 청년 모국방문단’을 이끌기도 했던 임 부단장은 민단 개혁 키워드로 ‘문호개방’을 제시했다. 세대교체, 즉 젊은층을 보다 많이 참여시키고 조직도 쇄신시키기 위해서는 민단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을 더욱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민단 규약 상으로는 한국 국적뿐만 아니라 모든 재일동포들에게 민단 단원이 될 자격이 주어져 있지만, 아직도 암묵적인 벽이 있다”며 “민족교육을 통한 차세대 육성, 지방민단 청년회 활성화 등의 숙제와 더불어 3만여명이 넘는 조선적(朝鮮籍: 대한민국이나 일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일 미군정이 외국인 등록제도의 편의상 만들어 부여한 임시국적) 동포들도 포용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경기침체, 저출산 및 고령화, 귀화자(일본국적 취득) 증가, 헤이트스피치 등 민단을 둘러싼 여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국적의 기준이 아닌 민족동일성의 관점에서 보다 폭넓게 개방해야 하며, 재일동포라면 누구나 민단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 부단장은 재일동포단체의 통합문제도 얘기했다. 최근 신정주자(뉴커머)가 모여 있는 재일본한국인연합회(한인회)와 민단의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임 부단장은 “민단과 한인회의 활동방향이 다소 다를 뿐만 아니라 한인회 구성원들은 특별영주권자와는 다른 거주요건을 갖고 있기에 양 단체의 통합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양측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상설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2~3년 안에는 큰 갈등 없이 통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난 10월21일 도쿄에서 열린 민단 7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된 ‘창단 70주년 미래창조 메시지’에 모두 들어가 있다. 다만,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의 실천의지만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임 부단장은 “재일동포사회의 구심점은 결국 민단이라며, 재일동포사회를 대표하는 민족단체로서 환골탈태해야 하는 책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월드코리안신문=고영민 기자]

(2016-11-21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