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영하 20도, 30도까지 떨어진다는 북쪽 땅으로, '조국'의 따스함을 찾아 '귀국자'들이 니이가타항(新潟港)을 뒤로 한 것은, 일본에도 추위가 더해오는 바로 이맘때 쯤이었습니다.

'귀국 동포'는 억압의 대상

올해 12월로 북송사업이 개시된지 44년이 됩니다. 9만3,000여명에 달하는 재일동포가 '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이끌려 북송선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조국 건설' 의지에 불타, 모든 재산을 처분하면서까지 '귀국'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따스히 맞이해 줄 것이라 생각했던 '조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철저한 억압이었습니다.

더욱이, 최근의 극악한 식량사정에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목숨을 건, 결사적인 탈북의 길을 선택해 일본에 돌아온 사람들이 이미 50여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북한에서의 '귀국 동포'에 대한 억압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더욱더 극악한 식량 상황이 계속된다고 한다면, 더욱 많은 전(前) 재일동포가 북한을 탈출해 일본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간신히 북한을 탈출해, 일본에 도착한 전(前) 재일동포들은 지금 일본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본 정착을 지원하고자, 민단이 「탈북자지원 민단센터」를 설치한 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본래, 총련이 솔선해 그들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합니다. 총련은 '귀국 사업'을 추진한 당사자로서, 탈북자 뿐만 아닌, '귀국자' 전원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입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총련 중앙은, '공화국에서 범죄자', '반공화국, 반총련 소동의 앞잡이가 된 자'라며, 재일탈북자를 심하게 비난하고, 지원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라고 일축해 버립니다.

순조로운 확산세를 보이는 지원사업

최근, 탈북자에 대한 지원은 많은 동포들의 공감을 얻어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순조로운 확대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동포 조직은 각종 자선 행사를 개최해, 그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으며, 재일 한국상공회의소는 천연 석류엑기스 음료를 판매해 그 이익의 대부분을 지원센터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익명의 수많은 동포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이 전해지거나, 주거나 취직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제의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부터도, 탈북자 문제에 대한 재일동포의 관심이 높은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원센터에서는 정착을 향한 첫걸음으로, 주거와 취직 알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한편, 의료부문에 대한 지원, 일본어를 이해할 수 없는 북송동포 2세들에 대한 언어교육 등에도 지원의 손길을 뻗치고 있습니다.

총련이 하루속히 태도를 바꿔, 인도적인 입장으로 모든 동포가 재일탈북자들의 생활 정착을 지원할 수 있는 태세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03-12-10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