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 조직의 일선에서 활동하는 4~50대 중견 간부가 전국에서 모였다. 본단의 뼈대라고도 할 수 있는 책임 세대다. 이 모임의 장을 '후계자 워크샵'이라고 이름 지은 것은 더욱 높은 차원에서 미래를 맡겠다는 결의를 공유한다는 뜻에서다.

새로운 가치 창조

민단은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을 총망라하는 전국 조직으로서 민주적 중앙 집권제를 취하고 있다. 지부-지방 본부-중앙 본부로 단원의 의사가 수렴돼 이를 바탕으로 중앙 본부-지방 본부-지부로 지시와 지도가 전해진다. 이 시스템이 주요 운동, 사업의 통일적 추진을 가능케 한다.

민단에는 또 한 가지 연합체적인 성격도 있다. 중앙 본부는 지방 본부의, 지방 본부는 지부의 운영에 필요한 인재와 자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작 측면 지원만을 한다. 차세대 육성과 재정 확보 등 전 민단의 근간에 해당하는 사업을 현지의 노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부, 지방 본부의 주체적인 의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지부 조직의 피폐가 이어져 이에 따른 지방 본부의 약체화가 대두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야말로 민단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밀착한 독자 활동 개척에 창의 노력을 기울이고 관할 지역을 넘어 연대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려는 움직임이 힘차다.

'후계자 워크샵'은 참가자 각자가 강한 개성을 보이면서도 단원, 동포가 모이기 쉬운 '장'을 만들어 '연대'를 강화할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이를 통해 활동가, 실무자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높이고자 하는 의사가 바닥에 깔려 있음을 일깨워줬다.

각 세대에 대한 대응

민단회관을 유효하게 활용하는 사업만을 봐도 어린이 교실과 한글, 전통 예능, 요리 등 기존 문화 강좌에 더해 영화 감상, 노래방, 수예, 나아가 미용 학습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최근 몇년 사이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스포츠와 현장 학습의 내실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풋살과 연대를 넘어 즐길 수 있는 볼링이 한창이다. 감자 캐기 체험, 유명 공장 견학, 등산, 반딧불 잡기, 단풍 줍기, 역사 탐방 등 멋진 행사도 늘었다. 행사가 다채로우면 이에 임하는 자세 또한 여러 가지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각 연령대에 대응한 작은 모임의 수를 늘려 빈번하게 개최할 것을 목표 삼은 지부도 있고 때에 맞춰 여는 친목 행사마다 3 기관 임원과 산하 단체 임원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일체감을 높여 추진하는 지부도 있다.

틀에 얽메이지 않는 협동도 드물지 않았다. 지부 단독으로 개최해 온 야유회를 인근 지부와 공동 개최한 곳, 참가자로부터 "이렇게 단원이 많을 줄이야"라는 말을 듣고 규모의 효과를 다시 통감한 사례, 복수 지부의 합동 사업 준비 과정에서 지부간에 밀접하게 정보를 교환해 절차탁마의 효과에 착목한 보고도 있었다.

지부에는 그 수만큼이나 개별적인 사정이 있다. 창의 노력만큼이나 '지속 노력'을 체현한 사례도 주목받아야 한다.

1세에 귀여움을 받아 간부가 된 자신들이 지금 선배의 손자들을 돌보고 있다. 같은 세대별로 어렸을 때부터 쌓은 동료애가 활동의 밑걸음이 되고 있다. 이렇게 발표한 지부는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청년회 육성을 게을리 하지 않고 지단장 50대, 부단장 40대, 과장, 부과장 30대의 집행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한인회의 기대 커

'후계자 워크샵'에는 신규 정주자가 13년전에 결성한 한인회로부터 10여명이 참가했다. 그들에게 있어 민단 간부와 연수회에 함께 참가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의사 소통을 위해서도 우리말을 습득해 달라는 쓴 소리와 함께 민단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격려의 제언을 했다.

한인회의 결성과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민단이 이뤄 놓은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활 안정, 민족 교육, 차세대 육성 등 한인회와 민단의 기본 방향이 같아 협력 관계를 넓히는 공동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 민단은 재일 사회뿐 아니라 세계의 한인 조직을 이끄는 단체이자 한일 양국 정부에 제언할 수 있는 충분한 정치 역량을 지니고 있다. 젊은 한인회와 힘을 합쳐 미래를 열어가자.

민단에 대한 기대는 역시 크다. 사업에 따라서는 지역과 내력을 넘어 협동하면서 장년 간부들이 절차탁마해 보다 대국적인 시점에서 민단 활성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기풍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싶다.

(2014-06-25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