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베이징 이래 3년 반만이 되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1일 서울에서 개최, 전후하여 2국간 정상회담도 이루어졌다. 이 중 한일 정상회담은 베이징에서의 3국 정상회담시에 열린 이래 처음이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어느 회합이든 겉치레적인 내용이 아니었다고 한다.

1999년부터 축적

3국 정상회의가 채택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공동언언'은 전문에서 3국 협력이 '이번 회담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한다는 정신 아래 관련된 제반 과제에 적절하게 대처할 것'을 약속했다. '완전 회복'이 현장에 나타나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

한중일은 1999년에 3국간 협력을 시작하여 그 성과 위에 2008년에 처음으로 다국간 회합과는 별도로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래, 일본에 의한 센카쿠쇼토(尖閣諸島,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국유화에 반발한 중국의 거부로 인해 중단될 때까지 매년 총 5회 실시되어 왔다.

그 동안에 채택된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은 3국간 협력의 다대한 혜택을 확인하고, 그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2012년 5월 '3국간의 포괄적인 협력 파트너십의 강화에 관한 공동선언'에서는, '동아시아 협력에 신선한 정력과 활력을 주입하여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세계의 경제 회복과 성장을 촉진한다'는 인식을 보다 명확히 했다.

이번에 발표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은 경제, 환경, 교육 등 56개 항목의 구체적인 방책을 내걸긴 했지만 기존 정책의 답습과 구상단계에 그친 것일 뿐 새로운 맛이 결여됐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반대로 전세기 말까지 이어져 온 3국 협력이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에 도달한 증거다.

3국 정상은 회담의 정례화는 물론 약 20개 각료급 메카니즘을 포함한 50개 이상의 정부간 협의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협력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한중일 협력기금의 창설에서도 합의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둔 스포츠 교류의 촉진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간 협의만 해도 상당히 많다. 이에 자치체와 시민단체를 추가한 3국간의 협의·교류는 방대한 수가 된다. 한, 일, 중으로 2년 간격으로 개최되는 세계 스포츠제전을 위한 캠페인까지 추가된다면 인적 교류의 규모를 2020년까지 3000만명으로 증대하는 목표는 초과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3국 정상은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실현을 위한 협상 가속에 더욱 노력할 것을 확인, 한중일 경제무역상회합의 성과를 지지하며 '서플라이체인 연결성 향상을 위한 3개국 협력'의 개시를 환영했다. 기업활동의 전체적인 흐름이 국경을 초월하여 효율화된다면 각각의 경제에 대한 공헌도는 높을 것이다.

3국의 골조 중요

국가간의 '선언'과 '성명'에 명시된 합의가 휴지조각시 되는 경우는 자주 있다. 유감스럽게도 한중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3국은 최근 그것이 가져오는 불편이 뼈에 사무쳤음에 틀림없다. 이웃나라로서의 관계 정상화는 서로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상호발전의 탄력이 된다. 그 의미에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2국간 관계를 개선하고, 3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으로 일치'('선언' 전문)한 점이다.

3년 반의 공백은 중일 대립에 따른 중국측의 거부가 직접적인 원인었다 하더라도 대일관계의 악화를 떠안은 의장국 한국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이는 2국 관계가 3국의 골조에 영향을 준 전례로서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반대로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올해도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컬어져 온 한일 정상회담이 실현된 것은 3국의 골조 유지에 대한 생각이 기여한 전례로서 기억되어 마땅할 것이다.

일본의 주도 기대

한일간에는 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 중일간에는 센카쿠쇼토 문제 등이 있다. 남중국해에서 실효지배를 강요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이 해역을 생명선으로 하는 한일의 공동대처가 요구된다. 그런 한편, 한중일의 경제협력의 활성화 및 북한 리스크에 대한 공동대처가 국제사회에 대한 책무로서도 더욱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번 달 중순부터는 주요 20개국·지역(G20)의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동남아시아제국연합(ASEAN)+3정상회담, 동아시아 정상회담(EAS) 등 한중일이 참가한 국제회의가 줄줄이다. 적극적인 접촉·대화로 이번 회담의 부족분을 보충하는 자리로 삼을 수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의 내년 의장국은 일본이다. 3국 정상회담의 개최를 둘러싼 협의가 한중의 외교카드가 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정부 관계자도 있는 것같다. 그렇게 걱정한다면 2국간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3국의 골조를 강화하고, 그 골조의 강화로 2국 관계를 담보·개선하는 호순환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일본의 진지한 주도권을 기대하는 바다.

(2015-11-14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