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축구를 통해 한일 우호를 키우고 싶다. 이런 뜻을 갖고 한국과 일본의 소년 축구팀이 상호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도쿄 스미다구의 축구협회와 서울시 서대문구의 소년 축구팀이 그 주인공이다. 작년부터 냉각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 속에서도 어린이들의 우정은 올해도 변치 않았다.

스미다구 축구협회(하야카와 케이조우=早川敬三 회장)과 서대문구 소년축구단과의 교환 방문 교류는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한다. 이 사업의 계기가 된 것은 식민지 시대에 자란 한일 소년 2명의 70년 넘는 우정이다.

스미다구 축구협회 고문 코바야시 요우조우(小林容三,81)씨와 당시 도일해 있던 동기생 방한기(方漢基)씨는 초등학교 시절을 스미다구에서 같이 보냈다. 방씨는 해방직후 한국에 귀국했지만 그후에 여행사를 운영해 일본에 자주 왔다. 그는 출장중에 코바야시씨를 계속 찾아 1963년에 약18년만에 다시 만났다. 소년 시절의 추억 이야기를 하던 중 서로 아들이 축구를 좋아해 의기 투합했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과 일본 아이들이 사이 좋게 축구하는 그런 교류를 갖고 싶다"는 것에 둘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후 둘은 연락을 계속 주고 받으며 코바야시씨도 몇번이고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양국은 삐긋 거릴 때가 있지만 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바야시씨와 방씨의 뜻은 만날 때마다 강해졌다.

처음에 실현된 것은 약30년이 지난 1994년. 스미다구 축구협회에 소년부를 만든 코바야시씨가 방씨의 소년팀을 초대했다.

이 교류가 시작된지 3년후 1997년5월 FIFA 이사회에서 2002년 월드컵을 한일에서 공동 개최하기로 결정해 스미다구 일한친선협회로부터 '청소년 교류사업'으로 후원받게 됐다.

이 협회가 서울시 서대문구 한일친선협회와 자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관계로 스미다구 축구협회로서는 1998년에 처음으로 방한 원정이 실현됐다.

이후 매년 여름에 서로 방문하는 관계를 이어 2001년4월에 야마자키 노보루(山崎昇) 구장이 서대문구와의 우호 관계 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방한한 것을 계기로 '일한 친선 소년축구 교류'로 구의 사업이 됐다.

4박5일의 기본 일정에 교류 시합 외에 홈스테이 등도 넣어 양국 어린이들이 가족처럼 지내게 됐다.

2003년에는 스미다구와 서대문구가 정식으로 우호 도시 협정에 조인했다. 구민 상호의 교류 사업이 더욱 확산돼 2005년부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일한 공동 미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정됐다. 지금은 소년뿐 아니라 보호자끼리도 교류를 갖을 정도로 확대됐다고 한다.

15년째가 되는 올해 방한단은 7월26일에 출발한다. 3월에 구내 소년팀을 공모한 결과 30명 정원이 금방 채워졌다. 초기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은 지금 20대 후반. 팀의 지도자로 참가해 이번 방한에 동행한다.

"소년 시절에 쌓인 우정은 평생 간다. 신뢰 관계도 이런 곳에서 싹튼다. 그래서 이 사업을 언제까지나 이어가고 싶다"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코바야시씨는 꿈에 부풀어 있다.

(2013-06-13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