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한국가정요리' 전개
'처가방'의 오영석(吳永錫) 사장

한국에서는 신부 집에 신랑이 방문했을 때 '처가방(妻家房)'에 대대로 전해져 오는 비전(秘傳)의 맛을 선보여 신랑을 환대한다 - 그러한 생각으로 의식동원(醫食同源: 질병 치료와 식사는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근원이 동일함을 이르는 말)을 표어로 한국가정요리의 맛을 백화점을 중심으로 제공해 왔다.

"레스토랑을 시작할 때 종래의 불고기점을 내는데는 돈이 부족하다. 거기서 생각해 낸 것이 불을 사용하지 않는 가정요리점. 결혼식 피로연에 나오는 요리를 메뉴로 했다. 집안에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소박한 맛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내놓은 것이 통했던 것 같다"며 회고한다.

때마침 한류와 건강지향이 맞아떨어져 유명한 백화점에 잇따라 입점. 지금은 레스토랑 15점포, 김치 판매 13점포로 김치 판매량은 월 2톤에 달한다. 올해 3월에는 나고야 미츠코시(三越) 별관의 라식쿠점, 록뽕기(六本木)의 도쿄미드타운에 입점했으며 연내에 3점포를 더 늘릴 예정이다. 2006년도 매출은 약 23억엔. 사원은 아르바이트를 포함하여 약 350명.

전신에 이은 전신

본래 식품분야란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걷고 있었다. 대학을 중퇴하여 디자이너를 목표로 한다. 실력을 쌓기 위해 방일. 문화복장학원을 졸업 후, 1988년에 케이오(京王)백화점 부인복부에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입사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유통과 패션 시찰단이 자주 일본에 왔었다. 그 안내역을 맡는 일이 많아 유명 백화점을 돌면서 점장들과 친해질 기회를 얻었으나 후일 이것이 큰 재산이 된다.

케이오백화점에서는 한글 팜플렛을 만들기도 하고 점내 안내방송에 한국어를 도입하는 등 아이디어로 사장상을 수상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에는 사내에서 한국어 공부회를 열었다.

1992년 케이오백화점이 식품매장을 리뉴얼할 즈음에 오리지널 브랜드품인 김치 코너를 마련하고 싶다는 상담을 받았다. 지금까지 없는 김치 브랜드품을 요리솜씨가 좋은 부인 유향희(柳香姬)씨에게 맡길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모르는 것으로 이것이 김치전문집이 되는 첫걸음이었다".

현재의 본점인, 요츠야3쵸메(四谷3쵸메)에 작은 점포를 빌렸다. 상호는 처가방. 부인이 대표가 되어 오리지널 김치를 팔기 시작한 결과 호평을 얻어 예전에 서로 알고지낸 도내 백화점으로부터도 출점 의뢰가 들어왔다.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결의, 케이오백화점을 퇴직했다.


김치박물관도 개설

어느 날 "고객으로부터 김치가 상했다는 클레임이 있었다"고 백화점에서 연락이 왔다. 김치가 발효식품임을 몰라서 생긴 '사건'이었다. 올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작게나마 김치박물관을 개설했다.

올해 2월 경영혁신 및 지역산업 활성화 등으로 우수한 실적을 올린 기업을 표창하는 '신쥬쿠구 제7회 생생한 경영상'을 수상했다. 재일기업의 수상은 처음이다. "재일동포는 좀더 한국의 문화를 올바르게 전해 나가야 한다".

서울대학 식품영양과를 졸업한 장녀와 함께 한국요리학교를 개설하는 것이 꿈이다. "꿈은 크게, 현실은 잊지말고 한걸음 한걸음 실현해 나간다".

(2007-06-06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