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전, 조국 광복의 1945년8월15일을 재일동포는 어떻게 맞이했을까. 신형 폭탄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이어 도쿄에 떨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는 가운데 '중대 발표'의 통고가 있었던 14일 천황이 본토 결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잡음이 섞인 '옥음 방송'은 많은 동포에게 있어 의미 불명의 것이었다. 그 의미가 이해됐을 때 각자 가슴에는 천차만별의 감정이 있었을 것이다. 어떤 자는 환희에 취하고 어떤 자는 패전 충격에 빠졌다. 자서전 등에서 당시 동포들의 솔직한 심정을 엿봤다. (이름, 충생년도, 주된 경력 및 출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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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 그 당시 재일동포는

황국 신민의 주박

식민지 지배 아래 '황국 신민'이 된 동포는 적지 않았다.

"분하고 분해서 눈물을 계속 흘렸다. 다른 조선인 원생(소년보호원)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일본인과 같은 교육을 받고 자라 마음은 일본인 그 자체였다. 전투기 뚜껑을 열고 저공 비행하는 미군 비행사를 증오에 찬 눈으로 노려본 것은 우리 조선인도 마찬가지였다"(김희노, 1928년, 무기징역 죄수, '나는 살았다')

패전 믿기지 않아

"조선 문자로는 '아이우에오'의 '아'도 못 쓰는 식민지 시대에 자란 황국 소년이었다. 그뿐 아니라 신국 일본의 패전이 믿기지 않아 열흘 동안은 밥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풀이 죽었다. 산조차도 집어삼킬 환희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그래도 신풍이 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김시종, 1929년, 시인, '나의 삶과 시')

눈물을 흘린 것은 불찰

"전쟁터에 나가서 죽는다는 나의 목적은 영원히 없어졌다. 그 슬픔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눈물을 흘린 것은 일생일대의 불찰로 이승까지도 갈 수치다" (박사갑, 1927년, 노무자, '백만인의 신세 타령')

일본이 졌다고?

"종전 당시 부산에서 진학할 곳을 찾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종전을 알고도 황민화 정책의 영향으로 일본인으로 동화되어 일본이 전쟁이 져서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본은 전쟁에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본도 전쟁에서 진다는 것에 놀란 기억이 있다"(황창주, 1927년, 민단 카나가와현 본부 단장, '마이웨이, 함께 번영')

선배의 미소에 놀라

"조선인 작업원만이 광장에 모여 채광 주임이 일억 총참회하지 않으면 천황 폐하에 송구스럽다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 말에 덩달아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으며 좌우를 살펴 보니 동포 선배들이 기쁜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김문선, 1926년, 광산공, '백만인의 신세 타령')

허탈감과 안도

한시름 놓았다는 생각과 허무함,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해방의 환희가 퍼져갔다.

"전쟁은 끝났다. 민족은 해방됐다. 허탈감과 함께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생겼다. 힘을 다해 항복한 일본에 일말의 허탈함을 느꼈다"(권일, 1911년, 민단 중앙 본부 단장, '권일 회상록')

야단법석

"우리들은 전쟁에 이겼다. 더 이상 일본의 식민지가 아니라서 조금 여유가 있는 동포들은 먹고 마시며 야단법석이었다"(김삼식, 1925년, 민단 사이타마현 본부 단장, '산하를 건너')

'만세!'에 흥분

"여기저기서 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조선 만세', '독립 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길거리에는 흥분하여 만취한 사람들이 줄을 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소리와 군중의 환희로 마치 축제와 같았다. 여러 집에서 밀조주를 꺼내와 종과 북, 장고를 치면서 환희의 도가니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박헌행, 1918년, 민단 효고현 본부 감찰위원장, '궤적 어느 재일1세의 빛과 그림자')

군이 공격한다고?

공포를 느낀 동포도 있다.

"옥음 방송 뒤에 선배들로부터 절대로 길거리로 나가지 말라고 강하게 주의 받았다. 과거 칸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거짓 소문이 퍼져 자경단에 의해 6,000명 이상이 학살된 적이 있다. 만일 전쟁에 패해 자경단과 퇴역한 군인이 보복하기 위해 우리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 모두 극도의 불안을 느끼며 1주일 정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 박혀 있었다" (조충래, 1929년, 민단 카나가와현 본부 단장, '고향의 등불이여 길이길이 빛나라')

계속 이어 간 죽창 연습

"선생은 만약 미군이 오면 부녀자를 제일 먼저 죽일 것이라고 설교해 그 날은 밤 늦게까지 죽창 연습을 했다" (고갑순, 1934년, 주부, '백만인의 신세 타령')

의미도 모르고

"라디오에서 천화 폐하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나는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지금 무엇이었나요?', '천황 폐하가 전쟁에 졌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통곡했다. 곧이어 여자 아이가 장난감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 소란이 일어났다. 집 주인은 딸들을 소개시켰다" (박옥희, 1926년, '생사의 바다를 다해 박옥희 할머니의 재일 74년')

생활의 불안이 앞서

해방의 기쁨과는 다른 차원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동포들의 눈 앞에는 냉정히 대처해야 할 절실한 생계 문제가 있었다.

"우리들은 그 날 해방의 기쁨에 빠졌다 등 동포의 의견을 그 후 자주 들었지만 나는 특별히 기쁘다는 감정은 없었다. 왠지 시대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도 일본에 있는 한 우리 생활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종대, 1919년, 요코하마 상은 이사장, '현해탄의 파도를 넘어')

귀국할 것인지 의논

"우리들은 조선에 돌아가야지. 당연히 조선을 위해 일해야 된다. 재일동포는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처신에 대해 여러 의견을 갖고 갑론을박했다. 그 핵심은 역시 조선에 돌아갈 것이냐는 문제였다" (박병헌, 1928년, 민단 중앙 본부 단장, '내가 걸어온 길')

희망에 불타올라

"이것으로 우리들은 드디어 해방된 것이라며 모두 이야기하며 기뻐했다. 자~ 고국에 돌아가자. 돌아가서 모두 고국을 위해 일하자. 모든 얼굴이 희망에 차 밝았다" (정환린, 1924년, 민단 아이치현 본부 단장, '재일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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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지위 어떻게 바뀌었나
'영주자'의 규제 완화…민단 중심으로 끈질기게 운동을 펼쳐

패전후 일본 정부는 재일동포에 대해 '아직 일본인', '이미 외국인'이라는 입장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외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부정하면서 '일본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부여하지 않았다.

부당한 가려 쓰기

예를 들면 동포가 절실히 필요한 민족 교육은 일본 국민이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의 교육은 하면 안 된다고 탄압하고 제약을 가하는 반면, 1945년12월에는 재일동포로부터 참정권을 박탈했다. 1947년5월에는 구헌법 아래 최후의 치령이라고 공포하고 시행한 '외국인 등록령'의 대상이 된 것에 이어 1951년10월에는 '출입국관리령'을 공포해 여러 재류자격을 규정했다.

1952년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를 계기로 구식민지 출신자는 '일본 국적'을 상실하고 '외국인'이 됐다고 통달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됐다고 해서 재일동포를 출입국관리령의 재류자격으로 분류하기 쉽지 않았다. 따라서 잠정 조치로 법령에 부칙을 제정해　'별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자의 재류자격 및 재류기간이 결정되기까지 계속해서 재류자격 없이 본방에 재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포츠담 선언의 수락에 따라 발하는 명령에 관한 건에 기반한 외무성 관계 제명령의 조치에 관한 법률'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다. (약칭 '법126')

여기서 '예고'된 '별도의 볍률'은 전혀 제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강화조약으로 연합군 총사령부로부터 자유로워 진 일본 정부는 일본인 전쟁 희생자의 원호법을 연이어 제정하면서 '일본 국민'으로서 징용한 동포의 군인·군속과 그 유족을 원호법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징용 당시 일본 국민이었어도 이들 법률이 제정된 시점에서는 일본 국민이 아니라는 불합리한 이유에서였다.

재일동포의 법적 지위가 '재류자격 없는 재류'에서 전진한 것은 50년전 1965년6월 한일회담 타결에 의해 확정된 '한일 법적 지위 협정'에 의한 것이다. 1945년8월15일 이전부터 계속해서 일본에 거주한 자('법126' 해당자) 및 그 직계귀속으로 협정 발효로부터 5년 이내에 출생한 자는 소정의 기간 중에 일본 정부에 신청하면 '협정 영주'가 '허가'됐기 때문이다.

이어서 1981년에 입관령이 입관법으로 제정됐을 때, 협정 영주를 취득하지 않은 자(약27만명)에게 '특별 영주'를 허가하는 제도가 도입돼 1982년부터 5년안에 신청하면 무조건 영주를 허가받게 됐다.

1991년까지 재협의

지위 협정이 채결된 시점에서 1991년1월16일까지 재협의하기로 된 '협정 영주3세' 이후의 자손에 대한 처우는 한일 양국의 협의 결과, 영주권이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일본 정부는 1991년11월 '입관 특례법'에 의해 '법126', '협정 영주', '특별 영주' 등으로 나뉜 재류자격을 '특별영주'로 통합하고 재입국 기한도 5년으로 연장했다.

재일을 중심으로 끈질긴 반대 운동을 펼친 결과, 1993년1월에는 개정 외국인등록법의 시행에 따라 특별영주자, 영주자의 지문 날인 제도가 폐지됐다.

2012년7월에는 외국인등록법의 폐지에 따라 특별영주자증명서, 재류카드(일반 영주자의 경우)로 이행됐다. 또, 같은 해 7월 이후 '간이 재입국 허가' 제도에 의해 1년 이내에 일본에 돌아오는 경우 재입국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재입국 허가의 유효기간도 특별영주자는 6년이 됐다. 특별영주자증명서에 대해서는 상시 휴대 의무도 면제됐다.

이 박력을 봐라 효고현 동포들에 의한 광복절 1주년 기념 퍼레이드. 트럭 차체에 현수막을 걸고 깃발에 슬로건, 북에 태극기로 위풍당당하다. 이 기세를 몰아 민단을 결성했다.

출입국 관리 법안 반대로 공동 투쟁 '동화'냐 '추방'(강제 퇴거) 가운데 택일할 것을 강요 받은 재일동포의 분노 폭발(1969년6월19일, 도쿄 히비야 공회당에서 화교단체와의 공동 투쟁 '한중 공동 권기 대회')

눈물의 재회 민단은 1975년부터 '총련계 동포의 모국 방문 사업'을 추진했다. 이 때까지 4만5,000명 이상의 총련계 동포가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고 육친과 재회했다. '북송'과는 대조를 이뤘다.

죽음의 신청 '영주권' 취소하고 괴뢰 '한국적'을 조선으로 고치자! 민단은 1966년부터 1971년까지 한일 협정에 따른 '영주권 신청 운동'을 추진했다. '강제 징병과 재산 수탈을 노리는 영주 신청 강요에 반대하자'는 총련의 집요한 방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자격이 있는 56만명 가운데 36만5,000명의 신청을 이뤘다. (민단 이시카와의 호별 방문)

총련의 반대 간판

새로운 불행 낳은 북송 1959년에 시작된 북송 사업은 북한의 지시 아래 총련이 일본 정부, 일본 적십자사와 정당, 보도 기관을 포섭해 민단의 맹렬한 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추진된 것이었다. 1984년말까지 9만3,000명의 재일동포(일본인 배우자 포함)가 '지상 낙원'이라는 허위 선전에 속아서 북한에 '귀국'했다. 새롭게 이산 가족이 탄생했다.(니이가타항을 출항하는 북송선)

'미래는 내 손으로!' 1965년 한일 법적 지위 협정으로부터 25년 뒤, 협정 3세 이후의 동포 처우를 둘러싼 '91년 한일 재협의'를 앞두고 민단은 자자손손 안정적인 법적 지위를 요구하며 전국에서 요망 활동을 전개했다.(코우치시에서 열린 시코쿠 지협의 궐기 집회 후, 데모 행진 선두에 선 소녀)

'지문은 날인하지 않겠다' 재일한국청년회는 외등법 개정 운동의 제2탄으로 '지문 거부 토우카이도 인권 행각대'를 상시 약30명으로 구성해 1985년2월8일 코베를 출발했다. 토우카이도를 걸으면서 연일 개정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3월1일 도쿄 히비야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민단의 '외등법, 지문 날인, 상시 휴대 제도 철폐 요구 재일한국인 중앙 대회'에 결집했다.

'아 야 어 여' 민단 아이치에서 시작된 '민족교육 50시간 이수 의무제'의 전통을 이어가며 재일 자제의 민족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1970년대 민단 코우토 지부 어린이 하계 학교)

생계를 지탱한 빠찡꼬 가게 아오모리 하치노헤 1955년 경일까. 신장 개점하는 빠찡꼬 가게 앞에서의 단체 사진. 지역 신문 광고에 '의자가 달린 밝은 빠찡꼬 가게에서 마음 편하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라고 적혀 있다. 신문 표제에 '빠찡꼬 환금 단속 실시, 업자 놀라'라고 나와 있다. 이른바 '경품 사입'으로 생계를 유지한 동포가 많다. 지금은 TV와 홀에서 광고가 흘러 격세지감이 든다'

'지방 참정권을!' 지역 주민의 권리로서 민단은 끈질긴 획득 운동을 전개해 왔다. 2001년 '6·5 궐기 대회'에는 전국에서 4,000명이 도쿄 히비야 야외음악당에 결집해 조기 입법화를 요구하며 대로변에서 데모 행진을 했다. 2007년 '11·7 전국 궐기 대회'에는 5,000명이 참가해 도심을 행진했다.

처음 방문한 조국에 긴장? 1966년부터 시작된 모국 하계 학교에는 매회 800명 전후의 재일동포 대학생, 고교생이 참가하고 있다. 우리말과 역사를 배우고, 국립묘지와 전방 부대, 경주 등을 관광하며 보국 동포와 교류를 꾀하는 민박도 실시한다.(1972년, 806명이 참가한 제7회)

신구 코리안타운 오사카 이쿠노구 미유키 거리는 '조선 시장'이라고 불려 동포에게 없어서는 안될 고향과 같은 존재다. 한국 식품에 대한 인기 때문에 일본인 손님도 늘었다.

도쿄 신오쿠보 코리안타운은 신정주가 만들어냈다. 골목길까지 한국 음식점이 늘어서 한류 팬과 관광객으로 붐빈다.

(2015-08-1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