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남 민단 사무총장 “동포조직 분산화 막고, 부족한 점 상호보완해야”

재일동포 2세로서 뒤늦게 한국어를 배웠다는 하정남 재일민단 중앙본부 사무총장은 “재일동포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동포조직의 분산화를 막아야 한다”며 “우선 민단과 한인회(재일본한국인연합회)의 통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6월3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개최한 ‘2016 재외동포전문가 포럼’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그는 “통계적으로 특별영주자는 갈수록 감소하는 반면 신정주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재일동포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일동포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격차로는 1-2세와 3-4세 간의 세대차도 있지만, 신구(新舊) 정주자들 사이에도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일동포사회의 인구 구성이 변화되는 만큼 한민족 정체성, 한인단체 참여율 등에서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국적이 현지화 되고, 여러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며 “민단이 주관하는 모국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고·대학생은 모두 민단 단원이라 볼 수 있는데 그중에는 부모 한쪽이 한국, 일본국적 외에 영국, 중국 국적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민단 내에서도 다문화가정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걸 의미한다. 또, 민단과 5개 지역의 한인회뿐만 아니라 한식넷, 한인상인회, 귀금속협회 등의 업종별 조직체들도 다양화 되고 있다.

그는 “올해 민단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민단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해결 과제로 △미조직(무관심) 동포의 증가 △젊은 세대의 정체성 약화 △동포조직의 분산화에 따른 재일동포사회 약화 등을 지적했다.

특히, 한인회와의 관계와 관련해 “한인회와 민단이 따로 떨어지면 재일동포사회의 힘도 그만큼 약화된다”며 “어떤 형태이든 하나가 돼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5월 한인회와 민단 대표자들이 만나 공식적으로 회의를 열었다. 테마는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였다.
하 사무총장은 “회의 결과, 통합방향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양측이 합의했다”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통합하는 것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헤이트스피치가 신오쿠보에서 벌어지는데도 한인회 회원들은 싸울 힘이 없었다. 이런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한인회는 민단의 힘이 필요하고, 민단 역시 한인회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요컨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친숙한 한인회와 강력한 조직력을 보유한 민단이 상호보완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간다면 재일동포의 힘도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된 의견이다. 그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민단 간부가 20-30년 후에 회의를 열 때 구성원 모두가 우리말로 회의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한인회와 민단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6-06-0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