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민단은 예년에 없을 정도로 많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달 중에 전국에서 개최되는 지역위원회(일부 총회)에서 의욕적인 토론이 기대된다.

새로운 중요 항목

제68회 정기중앙위원회가 채택한 '민단 재생운동의 확충'·'민족적 주체성 확립 운동'·'한일 우호 촉진 운동'에 있어서는 지난해의 3대 운동을 기본으로 삼으면서도 각각 새로운 중요 항목을 추가했다.

순회·대화 집회 등을 통한 지부 활성화를 골자로 한 '민단 재생'에는 바로 전력이 되는 차세대 활동자의 발굴 및 육성, 신정착자 단체와의 진지한 통합 모색과 총련 이탈자 및 일본 국적 동포의 조직화, 고령자 복지 및 취직·결혼 등 동포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적절한 지원 충실화, 요코하마중앙신용조합의 탄생을 계기로 한 동포 경제의 활성화 지원 등이 포함되었다.

'주체성 확립'에 있어서는 모국 연수 등 그동안의 차세대 육성 노선을 기초로 삼으면서 부모 세대와 청장년 활동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말이나 민족적 역사관의 습득에 기여하는 사업을 적극 진행한다. 동포 특유의 감성과 의식을 재일사회가 널리 공유함으로써 조직 활력 향상과 차세대 육성을 보다 일상적이고 효과적으로 점검하는 시도다.

올해의 어린이 잼버리는 기존 지부 부담을 없애는 등 참가하기 쉬운 조건을 갖춰 과거 최대 500명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다. 참가 어린이가 모국이나 동지들과 접할뿐 아니라 사전 설명과 사후 보고를 주의 깊이 함으로써 그 가족들과 민단이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된다.

'민단 재생'과 '주체성 확립'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이 둘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조직 기능의 전자화가 있다. ICT(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네트(가칭)'를 만들어 청년층에 대한 정보 발신을 강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성 세대를 대상으로 한 민족 교양 강좌의 인터넷 발신을 충실화함으로써 공동체적 의식과 연대감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민단은 또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과 조국 광복 70주년을 지금부터 준비하면서 내후년의 창단 70주년 기념 사업 준비도 착수한다. 그 후에 있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에 기여하기 위한 조건 정비도 늦출 수 없다.

이러한 과제에는 노력의 성과가 당장 보이지 않는 것이 많은데다 우리의 주체적인 노력으로 추진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따라서 가장 상징적이고 가시화하기 쉬운 과제를 정하고 이를 성공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축복 받아야만

이런 조건에 걸맞는 것이 창단 70주년 사업이다. 우리 모두가 이 역사적인 장을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조직 활력을 실감하며 한일 선린우호에 진력해 온 민단의 역사가 쌍방으로부터 축복받는 가운데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럴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마음을 느긋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창단 70주년 사업의 성공에 초점을 두고 당면 과업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수교 50년과 광복 70년이 겹치는 내년에 1세기 이상에 걸친 한일 관계사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은 분명하다. 양국 관계가 현 상태대로 간다면 역사 인식을 둘러싼 응수가 치열해질 것 또한 불가피하다. 역사를 역사로 냉정하게 다루려면 현재의 험악한 관계 수복을 서둘러야 하며, 그러한 의미에서도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2년 만에 개최된 지난해 11월의 한일·일한의련 합동총회에서 수교 50주년을 향해 민간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함께 청소년 봉사 조직을 결성하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를 결의했다.

민단은 풀 뿌리 교류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이 결의를 신속히 실행하도록 한일 양측에 직접적으로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는 민단도 재일 청소년들의 참여를 포함해 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연내에 그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한일 관계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간 채 더듬거리며 출구를 찾는 상황이다. 한동안 답답한 상황이 이어질지 아니면 수복으로 급진전할지는 내다보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가만히 기다리면 민단이 아니다. 조직 활성화와 차세대 육성의 상승 효과를 지난해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한일을 잇는 가교로써도 당당한 존재감을 나타내야 한다. 올 한해의 성패가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계속 자각해야만 한다.

(2014-03-19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