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사회에 대한 확실한 의지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는 헌법상 금지되어 있지 않다는 최고재판소의 판결이 나온지 2월28일로 15주년이 된다. 오사카 키시와다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정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확립을 정부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지 17년, 부여 법안이 처음 국회에 제출된지 12년이 될려고 한다.

목청 높은 반대론

'유보'와 '연기' 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숙원을 성취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뜻이 모이고 있는 한편, 작년 총선거 전후부터 부여 반대 의견의 언론 노출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통상 국회를 겨냥해 반대 입장을 취하는 언론 기관과 논객의 언설이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자민당의 주도 아래 '반대 결의'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해진다.

'국가의 주권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 '헌법 위배 소지가 강하다' 등 협애한 해석을 들고 나오는 막무가내형, '일본에 귀화하면 되지' 등의 문제 바꿔치기형의 반대론에 더해 아시아 멸시와 배척 의식을 바탕에 둔 공갈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다.

우리들이 요구하는 지방참정권의 문제는 일본의 미래상이 걸린 중요한 테마이지만 일반 일본인의 실생활에 있어 초미의 안건은 아니다. '언젠가'의 수준에서 '목전'의 문제로 다가오면서 강력 반대의 언동이 난무한 가운데 일본 여론은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는가.

노동 연령층에서 지지>

아사히신문이 16,17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전화)에서 '외국인 선거권' 문제는 부여 찬성이 60%에 이르고 반대는 29%에 머물렀다. 작년 11월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서도 찬성 59%, 반대 31%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999년 3월 각지가 실시한 전국 여론 조사에서도 찬성·반대의 비율은 요미우리가 65.6 대 24.5, 마이니치가 58대 32, 아사히가 64대 28이었다는 사실이다.

찬성·반대가 최근 10년 동안 2대1의 비율을 유지한 채 부여를 둘러싼 움직임이 긴박해진 이후 여론의 어떠한 반대 언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에 다시 용기를 얻는다.

아사히 신문의 조사에서 민주당 및 내각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70%, 반대가 23%이며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반대와 찬성이 모두 45%였다. 세대별로는 50대가 54%, 60대가 37%로 낮지만 30,40대에서는 찬성이 70%를 넘었다.

야당이 된 다음 부여에 반대하는 당론을 드러낸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그 반수가 참성하고 있다는 점, 사회적인 활동력이 향후 10년 동안 왕성한 연령대에서 찬성비율이 높다는 점은 주목받아야 할 사실이다.

영주외국인이라고 하면 일본인은 가장 먼저 재일한국인을 떠올릴 것이다. 민단이 지방참정권 부여 요구 운동을 기본 사업으로 정하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경위가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일본 여론은 한국(재일한국인)과의 관계를 주로 의식해 반영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내각부의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친근감을 갖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63.1%(전년비 6% 증가), 한일 관계는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66.5%(전년비 17% 증가)로 모두 과거 최고였다. 그러나 '외국인 참정권'과 관련해 각지가 일제히 조사한 1999년 당시 내각부의 같은 조사에서 친근감을 느낀다가 48.3%, 관계가 양호하다고 생각한다는 52.1%에 머물러 부여 찬성과는 격차가 있었다.

일본 스스로의 과제

명백히 한국에 대한 친근감과 한일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외국인 선거권'에 대한 태도는 서로 연동되지 않는다. 변동이 심한 '친근감'에 비해 부여 찬성은 안정돼 있다. 개인적인 감정과 그때 그때의 정세에 좌우되지 않는 독립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뿌리와 정체성을 소중히 여기며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공헌해 온 우리들을 많은 일본인이 지역을 지키고 발전시킬 이웃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외국인 선거권'은 외국인에 대한 시책, 은혜가 아니라 일본과 일본인의 미래 과제라는 의식이 뿌리 내렸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론에 비하면 실로 조용하지만 일본인의 현실과 미래를 내다보는 정확한 눈, 생활 감각에 근거해 현명한 의식을 형성하는 여론은 우리들의 일본 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견고하게 만든다. 이를 격려 삼아 부여 실현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