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한일 양국은 '한미일 연대 강화'와 '한일 공동대처'의 필요성을 지적받는다. 아주 당연한 견해다. 이번 UN안보리의장 대북 비난 성명을 봐도 한미일의 연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북의 도발 봉쇄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으면서도 미국과의 동맹을 전제로 그에 대항하는 무기 개발을 포기 또는 자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밀접한 연대가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자세를 도출할 것이라 판단된다.

북한의 동향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생활을 위협받는 재일동포에게 북핵은 절망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는 표면적인 연대와 노력이 아닌 실효적인 연대를 요구해 왔다.

자주 지적받는 내용이지만 양국 사이에는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 등 쉽게 해소되지 않는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 있다. 때로는 손을 댈 수 없을만큼 격해져 양국 정부의 손발을 묶은 예도 적지 않다. 본래 양국 관계를 건전하게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어야할 지자체와 시민 차원의 교류까지도 힘없이 중단되어 왔다.

그 근본에는 양국민 사이에 서로에 대한 불신감과 혐오감, 멸시 감정이 깔려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농밀해져 가는 경제 관계와 문화, 스포츠 교류를 토대로 서로에 대한 국민 감정이 성숙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한일 양국 정부와 국민은 북한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중요 안건에 대해서 연대할 뜻을 갖아야 한다. 역사 인식과 영토 문제로 여론이 과열돼도 이를 다른 분야에 확산시키지 않고 양국의 미래에 관련된 중요한 과제를 국내 여론보다 우선시해 결속을 다져야 한다. 양국간의 참된 연대란 그런 것이다.

틈을 보이지 않아야

현재 북한의 노림수는 한미일 3국의 공조를 무너트리는 것이다. 한일과 미국간에 균열을 만들고 나아가 한국과 일본을 분단·대립시켜 미국을 뒤흔들어 3국을 개별적으로 농락하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먼저 미국의 민주당 정권이 친화적인 자세를 취한 것에 이어 일본이 대북 국교 정상화 움직임을 활발히 전개했다. 한국 정부도 그 후에 유화 정책을 펴 강경 자세로 반전된 미국과 일본을 당혹하게 했다. 북한은 이 맛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을 봐서라도 한국과 일본은 빈틈 없는 연대를 위해 각오를 굳혀야 할 때다. 최근의 북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뿐 아니라 체제 붕괴와 그 후속 문제 등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일간의 연대는 느슨하게 맺어져서는 안된다. 한국에 있어 일본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고 남북 통일 이후에도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이웃 나라이지만 지배·피지배 관계의 과거가 무겁게 깔려 있다. 북한은 매우 위험한 존재이지만 광복 이전까지는 같은 역사를 걸어 온 동족으로 어디까지나 동질성 회복과 통일의 대상이다.

앞으로야말로

일본은 한국내 종북·친북 세력으로 인해 국론 통일이 쉽지 않은 한국 특유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문민 통제 아래 있어야 할 자위대에서 前항공막료장이 재직시 정부 견해에서 크게 이탈해 국방의 근거를 '침략의 과거를 갖지 않는 좋은 일본 역사'에서 찾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본인은 경질됐지만 그 논문은 일부에서 아직 관심 받고 있다. 한국의 반발을 사고 북한이 넘볼 틈을 제공한 고위당국자의 이러한 언동은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역사 사실이나 독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귀중한 시간을 유효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놓칠 수도 있다. 일본측의 배려심 없는 자기 합리화 발언과 이에 대한 한국측의 과잉반응 그리고 그 반응에 대한 일본측의 재반발과 같은 음의 스파이럴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2009-04-15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