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호 노력 물거품 되어서는 안 돼”

부산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한일 관계가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오공태 중앙단장이 1월12일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한 “부산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도 찬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일한국인과 일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민단신문이 소개한 일본 내의 목소리다.
본말 전도 상태로 장기화 우려
문광수(회사원)

한일 양국의 국가 간의 장래가 걸린 만큼 조속히 해결하려는 오공태 단장의 강한 의지를 지지한다.(한일 관계가 경색되면 손님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라고 개탄하는 동포 불고기가게 주인의 목소리에는 절실함이 있다.) 오단장의 진의를 민단지부까지 확산시키면 좋겠다. ‘한·일 합의’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소녀상’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다.
또한 이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모처럼 ‘헤이트스피치 대책법’ 시행으로 줄어든 헤이트스피치가 재발되고 또 혐한 감정이 고조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동안 민단을 비롯한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의 노력이 결코 물거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본국 국민의 냉정한 대응을 바란다.
일단 다른 데로 옮긴 후 냉정하게 논의하자
김전극(회사원)

34명의 위안부들이 ‘화해치유재단’의 지급을 수용한 이상, 2015년 말 한·일 합의는 견지해야 한다. 시민 사회의 냉정한 논의를 촉구하기 위해서도 부산의 소녀상을 일단 철거 또는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위에서 양국의 우호 관계를 논의했으면 한다. 한국 정부가 전쟁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양국 정부가 참여하는 협동계몽 사업을 제안하고 시민 사회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위안부 문제의 완전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끔찍한 악몽 다시 떠올라
장계만(변호사)

“할매랑 같이 오면 안 돼.” 할머니를 친구에게 들키면 자신도 조선인이라고 무시당하게 되는 두려움에서 나온 말이다. “재일동포들이 최대 피해자”, “재일동포들은 숨을 죽이고 살 수밖에 없다”는 오 단장의 비통한 외침을 들었을 때,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공포 때문에 자기보다 약한 자를 공격한다. 할머니에게 상처를 입혀도 내가 살 수 있으면 되는 것일까? 몇 번이나 자문자답했다. 재일동포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본사회의 차별에 맞설 용기가 없으면 이 공포는 없어지지 않는다. 차별의 어둠에 휘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의 과잉대응 부적절
카토 나오키(加藤直樹, 논픽션작가)

소녀상 문제는 위안부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맥락에서 접근돼야 한다. 위안부문제는 한일 양국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우호교류와 분리해서 인권, 인도 역사의 총괄 문제로 생각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일본인으로서 시민단체의 소녀상 설치에 대해 일본정부가 대사소환과 통화스와프 협정회담 중단과 같은 대응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위안부 문제 경위
2015년 12월28일 한일 외교 장관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
12월28일 민단 중앙본부는 오공태 단장 이름으로 환영 담화 발표
2016년 1월6일 한국의 주요 3신문(조선 중앙 동아 일보)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는 민단 의견 광고 게재
12월30일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 설치
2017년 1월12일 민단 신년회와 기자회견(도쿄)에서 오공태 단장이 위안부 문제 조기 해결을 거듭 표명
1월17일 오공태 단장이 위안부 문제의 조기 해결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이준규 주일대사에게 전달

(2017-02-03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