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매년 1회 한일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있는 '일한 합동 수업 연구회'(요시모토 유키오=善元幸夫 대표)가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했다. 이 연구회는 평화, 인권, 환경을 지키자는 공통의 뜻을 가진 한일의 교사, 학생, 시민으로 조직돼 있다. 제20회 사이타마 교류회에는 60명이 참가했다. 1일부터 이틀간 국립여성교육회관에서 합숙하며 수업 실천을 교환했다.

이번에는 일본어 학급에서 배우는 해외 귀국자와 일본 국적을 갖고 있는 이중국적 학생의 심경을 적라하게 밝힌 '나, 좋은 것 많아'(어린이의 미래사)를 교재로 삼았다.

첫날은 책을 펴낸 요시모토 유키오 대표가 책을 읽으며 어린이 한명 한명의 본모습을 소개했다. 이어 이틀째 수업 보고 협의에서 한국측 이현숙(李賢淑, 중암 초등학교 4학년 담당)씨가 이 책을 교재 삼아 실시한 수업 실천 결과를 발표했다.

이씨는 어린이들에게 책에 등장하는 9명의 등장 인물에게 편지를 쓰도록 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7명의 아이들이 공감을 표한 것이 한일 이중국적 아동 롱이(9)였다. 롱이는 처음에 놀림을 받았지만 양쪽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씨는 "책을 읽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회가 발족된 것은 1994년10월. 일본에서 요시모토 대표와 의기투합해 한국에 '한일합동 교육위원회'를 조직해 초대 대표를 맡은 안준모(安準模)씨는 "서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양국 어린이들이 교류해 인식을 넓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1회 교류회는 1995년 서울에서 개최됐다. 광복 50주년, 역사 교과서 문제로 일본 문부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을 때였다. 한국측의 감정에 불이 붙어 일본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대해 안씨는 "비판은 일본을 안 다음에 하자"며 그 자리를 정리했다. 그러나 그후에도 역사 인식을 둘러싼 대립은 이어졌다.

요시모토 대표는 "20년간 잘 해왔다. 얼굴을 보며 교류를 이어왔기 때문에 상호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었다"고 돌아본다.

마찬가지로 하타노 요시코(波多野淑子)씨는 "한국측 사람은 첫대면 이후에는 모두 친구들이다. 통역 없이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모임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한국어 공부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4-08-15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