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토 대지진이 발생한 이듬해, 와세다(早稻田) 봉사원 스코트홀(도쿄 신주쿠구 니시와세다=新宿區西早稻田)에서 열린 피학살 동포의 추도집회가 관헌의 손으로 탄압된지 올해로 90년. 이러한 중요한 해에 당시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회고하는 집회가 13일, 이 홀에서 개최되어 약 200명이 참가했다.

당시의 신문보도에 따르면, 참가자는 약 800명 남짓. 전단지나 슬로건에 '학살'이라는 두 글자를 복자로 넣음으로써 간신히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경관 100명이 옆방에서 감시했다.

집회에서는 '진상보고'에서 동포 희생자수를 언급하여 몇번이고 경관에 의해 중단됐다. 주최자가 "우리는 동포의 영에 답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하자 경찰은 '치안방해'라고 단정지었다. 회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200여명이 '해산'을 외치며 몰려들었기 때문에 회장은 수라장이 됐다고 한다.

90년 후인 이 날의 집회는 일본기독교단 관계자 5명이 실행위원회 공동대표를 구성하여 제안했다. 이 중 한 사람인 세키타 히로오(關田寬雄, 목사,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씨는 "역사사실을 발굴하는 것은 일본인으로서 괴롭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것 없이는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고 개최 취지를 밝혔다.

우선 니시자키 마사오(西崎雅夫, 일반사단법인 봉선화)씨가 '도쿄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사건 - 목격 증언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 제2부에서는 요코이 료코(橫井量子, IMAGINE21)씨가 '이처럼 무거운 침묵 - 이처럼 깊은 죄'라는 제목으로 낭독극을 선보였다.

(2014-09-26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