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인의 일원으로서 자기 실현에 도전하자

전원이 출석하기를 기다리는 마음

어느 민단 지방본부의 성인식은 새롭게 성인이 된 청년들의 참가수가 작년을 웃돌았다. 모두 같은 점퍼를 입고 접수, 사회, 진행을 맡은 청년회원을 비롯해, 다수의 참가를 확신하던 관계자들도 참가 예정 인원 전원이 출석할 때까지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청년회 회장의 개회사, 단장과 총영사들의 축사, 기념품 증정 그리고, 성인대표가 우리말로 답사했다. 그리고 친목회. 민단 회관을 방문한 것도, 국민의례도 처음인 청년도 적지 않았다. 주최자측은 엄숙한 가운데에서도 서로가 어색하지 않도록 열의를 다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실제로 이 날, 참가 예정자 가운데 한사람으로부터 성인식 회장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나 조금 늦겠다는 연락이 있었다. 식전은 늦게나마 도착한 마지막 한사람이 착석한 후에야 시작되었다. 회장에 참석한 민단본부와 산하 단체 임원, 지단장들이 새로운 성인을 보는 시선은, 같이 참석한 부모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애정 어린 것처럼 보였다.

일본의 자치체가 주최하는 성인식은 최근 몇년간 험난한 분위기로 식전 폐지에 대해 거론될 정도였다. 민단의 경우는 소자녀화와 민족탈퇴 등의 영향으로 참가자의 감소 경향에 난색을 표해왔다. 그러나, 상당수의 지방 본부에서는 가정방문 등을 통해 단원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또는 식전의 본연의 취지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으로 참가 감소 경향을 멈추는데 성공하고 있다.

청년회원의 아이들

올해의 성인 대상자는 1984년4월2일부터 1985년4월1일 사이에 출생한 자다. 민단의 행정 차별 철폐 운동이 최고 절정기에 달했던 시기로 외국인등록증의 지문날인·상시휴대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소리가 정점에 달하고 있었을 무렵이다.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청년 회원들은 당시 "우리 아이에게는 절대 지문을 찍게 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올해의 성인 가운데는 당시에 활동했던 청년들의 자녀도 적지 않게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동포의 국제결혼이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의 국적법이 「부계주의」에서 「부모양계 주의」로 개정(1984년. 이듬해인 1985년 1월에 시행)되어 향후에는 성인 대상자의 대부분이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민단은 성인식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우리들의 아이들을 길러낸 부모들을 위로하고 새로이 성인이 된 청년들을 격려할 뿐 아니라, 대학생과 사회인이 된 같은 지역의 성인들이 서로 교류하며 민단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계기로, 성인식 후에도 재일동포 사회의 한 부분을 맡는 출발점으로 인식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층 중요한 의의

일본에서 「성인의 날」이 경축일이 된 것은 1948년. 각지의 민단이 성인식을 행사로 만든 것은 1960년대에 접어든 후다. 민단 산하의 청년단체가 1961년에 처음으로 성인식을 개최한 후에 차례차례 전국으로 확산되어 갔다. 청년단체가 1963년 '올해 관동지역에서 성인식에 참가한 교포 남녀 325명에게 축하장을 보냈다'는 기사가 당시의 민단 중앙본부의 기관지에 남아있다.

그 기사에는 또, 일본 사회는 성인들을 모든 면에서 대접하고 격려하며 축하하지만, 교포 청년들은 그런 가운데서도 푸대접을 받기 때문에, 성인이 된 동포 개개인의 복을 빌며 축하장을 보냈다고 적혀있다.

이 축하장을 지금도 액자에 넣어 소중히 보존하고 있는 동포도 있다고 한다. 민단의 성인식은 많은 동포에게 있어 재일동포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실현의 출발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자의 인생에서도 잊을 수 없는 하나의 기념이 되어 왔다.

청년회 중앙회장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격려 메세지(5면에 게재)를 본지를 통해 올해에 성인이 된 동포들에게 전달했다. 18세부터 30세까지의 동포로 구성되는 청년회에 있어서 성인식은 가장 중요한 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새로이 성인이 된 여러분에게 이 장소를 빌려 재차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청년회에게는 많은 후배에게 보다 멋진 성인식을 선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05-01-19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