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지방법원은 3월24일,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었던 전(前)일본인 학생 장애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구제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입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은 법 아래 평등을 명시한 헌법에 위반한다'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민단은 오랜기간에 걸쳐 재일동포 장애자, 고령자에 대한 무연금 상태를 해소하도록 일본정부에 호소해 왔던 일이라, 이번 판결을 환영합니다.

대상이 되는 정주외국인은 5,000명

대상이 되는 무연금 장애자는 학생과 주부를 포함해 약 12만명이라 추정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정주외국인은 약 5,000명이라고 합니다.

도쿄(東京)지방법원의 판결로 일본정부와 여당은 조속히 구제책을 정리해, 빠르면 이번 국회에 구제법안을 의원 입법으로 제출하고 내년 4월부터의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정부·여당의 구제책에서는 재일외국인을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재일외국인은 '임의 가입이었던 학생과 주부와는 경위가 다르다'라는 것이 이유라고 합니다. 요컨데 가입 대상외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또?"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속으로부터 복받쳐 오는 "왜?"라는 분노를 토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경우와 같이 우리는 과거에, 일본의 제도로부터 대체 얼마나 배제되어 왔는지요.

재일동포에게 처음으로 국민연금 가입의 문이 열린 것은, 국적조항이 철폐되고 가입 요건이 '국적'으로부터 '거주'로 변경된 1982년의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오키나와(沖繩)가 본토에 복귀될 즈음 실시된 '경과 조치'가 적용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35세 이상은 제도의 대상외로 취급되었습니다.

고령자 연금도 일괄 처리를

더욱이 1986년에 실시된 제도개정에 의해서도, 당시 60세 이상의 동포는 무연금 상태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분들은 현재 78세 이상이 되었고, 그 수는 약 2만4,000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고령자는 수십년간 일본에 '거주'하며, 선량한 '주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금 제도의 골조로부터 제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것이 실태인 것입니다.

한편 외국인 장애자와 고령자에게 독자적인 재원으로부터 급부금을 지급하고 있는 수많은 지방자치체가 존재합니다. 이것은 자치체가 외국인 장애자와 고령자의 무연금 상태를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본정부는, 심각한 상태로 오랜 세월 방치되어 온 재일동포를 비롯한 정주외국인 장애자·고령자에 대해서도 무연금 상태를 해소할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이번이야말로 일본 정부가 '구제 기회'를 꼭 활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2004-04-14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