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세계, 계속 배운다

한국의 전통연창예능인 판소리에 대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같은 멜로디를 반복하면서도 항상 여러가지 변화가 있어 질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재일한국인 3세 치과의사 박성태(朴成泰·38, 오사카)씨. 2013년 도쿄 신주쿠구(新宿區)의 요츠야(四谷) 구민센터에서 열린 '제3회 한국 전통예능 경연대회 일본대회'에서 일반부(11팀 20명 참가)의 판소리 부문에 첫출전하여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 "수상할 줄은 몰랐다. 너무 기뻤다"며 당시의 기쁨을 말했다.

판소리와의 만남은 15년 정도 전 대학생 시절. 일본인으로 장고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 봤더니, 판소리를 테마로 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본 것이 계기라고 했다.

박씨는 바로 렌탈 비디오점을 향했다. 영화를 본 순간 판소리에 매료됐다고 한다. 처음으로 한국의 전통예능을 접한 것은 사물놀이다. 대학에 재일 써클을 만들겠다며 학습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 사물놀이를 도입했다.

당시 오사카부 미노오시(箕面市)에 있었던 장고써클을 엿보고, 사물놀이의 본격적인 연주를 듣고 감동했다. 멤버가 모두 일본인이라는 사실에도 놀랐다. 박씨들이 장소를 빌려 연습을 시작하자 대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그곳에서 판소리와의 만남이 태어나 그 깊은 세계를 알고 싶어졌다. 그 후, 박씨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한국영화 '춘향전'이었다.

그 때는 요즘 말하는 Youtube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고,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장소도 없었다. 판소리 CD를 반복해서 듣거나 영상을 보고는 가사를 노트에 옮겨적고 음성을 녹음하며 독학했다. 그 후, 코베(神戶)에서 판소리를 학고 있는 선생에게 1년 정도 배운 후에도 공부를 계속했다.

2012년 한국 전주에 사는 친구를 통해 한국에서 개인레슨을 몇차례 받았다. 선생으로부터 판소리대회에 출전을 권유받아 다음 해 2013년 한국에서 개최된 '제13회 전국 익산 판소리 경연대회' 신인부에 출전. 예선 1위로 통과하여 본선에서는 2위. 귀국 후, 일본대회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고 처음으로 출전,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판소리의 어려움은 뭐라 해도 발음에 있다. 본고장인 한국의 판소리는 감정이입도 표현방법도 다르다"

무대 경험이 없는 박씨는 판소리의 의미를 비롯하여 멜로디, 발음, 호흡법 등을 터득하기 위해 오로지 전문서를 닥치는대로 읽었다. 리듬은 다양한 장단이 사용되기 때문에 그 깊이가 매우 깊다. 박씨는 여러 창자의 판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노래의 폭을 넓혀 갔다.

박씨는 치과의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낸다. "판소리는 자신을 갈고 닦는 것으로서 앞으로도 마이페이스로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자신에 대해 "감정이 풍부한 편"이라고 분석. "때문에 판소리에도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판소리는 집중력이 필요로 한다. 긴 판소리를 완창하는데는 8, 9시간, 짧아도 4시간 걸리기 때문이다. "현단계에서는 아직 2시간 반 정도 밖에 암창하지 못한다"

장래의 꿈은 '판소리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의 전통예능을 배울 수 있는 교실을 여는 것'이다.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가하여 자신을 계속 연마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대회에도 출전해 보고 싶다'는 꿈을 향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015-11-14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