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개 단체 300여명 모여...3월말까지 서명받아 시에 제출 예정

'가와사키에서는 헤이트스피치 금지'라는 구호 아래 시민단체, 시의회 의원단, 시교원조합, 상가진흥조합 등이 1월23일 가와사키구 노련회관에서 시민집회를 열었다. 주최는 ‘헤이트스피치금지 가와사카 시민네트워크(대표 세키다 히로오). 이날 모임에는 300명이 참여해 집회장은 발 디딜틈 없을 정도. 시민단체는 열기에 싸인 가운데 유엔 인종차별 철폐조약에 근거한 조치를 취할 것과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지 않는 인권의 거리, 가와사키 선언'을 시 및 시의회에 요구하는 요청서를 채택했다.

가와사키시는 사회복지법인 청구사(배중도 이사장)가 중심이 돼 1970년대부터 민족차별과 싸워온 역사가 있다. 특히 재일동포가 다수 거주하고 있으면서, 가와사키시 어울림관이 중심이 되어 다문화 공생의 마을 조성에 힘쓰고 있는 사쿠라모토 지역은 증오연설의 대척점에 있다.

따라서 헤이트스피치에 대한 시민의 분노도 여간하지 않다. 지난해 10월 헤이트스피치 데모대가 가와사키 시내에서 집결했을 때는 300명의 시민이 항의의 벽을 만들어 사전에 예정된 사쿠라모토 지구 출입을 막기도 했다.

가와사키시에서 헤이트스피치 시위는 2012년부터 이미 11회가 이뤄졌다. 이에 상처를 입은 청구사를 비롯한 3개 단체가 지난해 말부터 시민 집회 개최를 준비한 것. 이에 동의해 시의회 의원단과 시직능노동조합, 시교육노조 등의 단체 등 23일 행사에 90개 단체가 참가했다.

'뛰어넘자! 인터넷' 공동대표인 신숙옥씨는 발언에서 "이번 집회에는 세대와 민족을 넘어 참여를 했다"며 "가와사키로부터 새로운 힘을 세계에 발신하자"고 말했다. 김민철 변호사도 "가와사키에서 더 이상의 증오 연설을 불허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시 당국에 행정적 대응을 주문했다.

사쿠라모토지구의 재일 1세 고령자 교류 클럽 '도라지모임'의 한 참가자가 "차별에 익숙해 있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별하지 않으면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외치자, 집회장에서는 "그렇다"고 호응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국적 어머니를 가진 재일 3세 중학생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오사카시에서는 헤이트스피치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오사카에서 이뤄진 것이 가와사키에서 안될 리 없다. 가와사키시에서도 조례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헤이트스피치 금지 가와사키 시민네트워크'는 후쿠다 노리히코 가와사키시장에게 제출할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한 기본행동계획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을 모아 올 봄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명운동은 3월31일까지 이뤄진다.

(2016-02-02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