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과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역사인식을 둘러싼 대항이 정점에 달하여 양국이 결정적으로 등을 맞대는 사태가 될 수 있을 만큼 조기 관계회복에 전력을 다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사에는 굳건한 것이 있다.

분단사에도 중요한 해

소중한 조국과 거주국의 협간에 있어 관계악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재일동포에게 있어서는 앞으로의 1년의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만 눈길을 빼앗길 수는 없다.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은 한일간 만이 아니라 남북간에도 존재하며 이 두 가지가 연동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복 70주년은 말할 것까지도 없이 남북분단으로부터 70년이 지났다는 것도 의미한다. 게다가 올해는 분단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발표로부터도 15주년이 된다. 더 말한다면, 북한에 의한 8·14 연방제 제안으로부터 55년, 6·25 한국전쟁 발발로부터 65년이 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역사적인 해가 이어진다.

양측 모두 이를 강력히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연두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분단 70년을 끝내고 통일로의 길을 여는 해로 삼겠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북한의 김정은 제1서기도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듯한 제스쳐를 보였다.

김정은은 그 신년사에서 '통일'이라는 말을 18회나 사용하며 전체의 20%를 남북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의 1년의 정책 목표를 가리키는 그 제목은 '조국 해방 70주년이 되는 올해에 민족 모두가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자'이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를 북한이 통일을 진심으로 마주하는 신호라 보기는 어렵다. 핵 병기 개발 뿐만 아니라 기습남침 능력을 현저하게 증강시키고 있다. 6·15 공동선언의 편의 좋은 부분의 이행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통일국가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단 고정화가 본지의 연방제안을 전면에 내세워 통일전선 방식에 따라 풍요로운 국가에 기생하면서 뒤흔드는 노선에도 아무런 변화는 없다.

종북세력은 잠행

한국 헌법재판소는 작년 말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에 추종하는' 종북세력의 소굴인 통합진보당의 해산,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결정했다. 한국의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민주적 평화통일에 대한 추진력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획기적인 추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종북세력이 확보한 국회내의 교두보를 와해시키고, 큰 타격을 주었다고는 할 수 있더라도 언론·법조·교육·노동의 각계 등 사회 구석구석까지 뿌리내린 종북세력을 제거할 수는 없다. 통일진보당의 조직기반은 잠행하는 것 만으로 그 세력은 앞으로도 만만치 않은 힘을 가질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과 종북세력은 북한이 항일 독립운동의 주체였던 조국통일 세력이 만든 <자주의 국가>=<선의 국가>인데 대해 한국은 미국과 친일·보수반동의 반통일세력이 세운 <예속의 국가> = <악의 국가>라는 허구를 한국사회에 뿌리내려 왔다.

불가분인 국교 50주년과 광복 70주년은 한일합방의 진상, 독립=분단에서 남북 각각의 건국에 이르는 경위 및 한일 협정의 타당성을 둘러싼 한국의 이념 갈등을 격렬하게 재연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 새로운 요인으로서, 그 하나는 북한의 뜻을 따라 행동한 종북세력의 반격이 있고, 또 하나는 앞으로의 1년간 한국과의 '역사전쟁'에 이기겠다고 선언하는 일본의 우파=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선전이 있다.

당당하게 자랑해야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와 북한=종북세력으로 협공받는 한국은 수동적이 입장이 되지 않고 광복 70주년을 건전한 역사관을 국민적으로 형성하는 유일무이한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처럼 6·25 한국전쟁 등 분단에 따른 치열한 소모에도 굴하지 않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자력으로 이루고, 동정과 모욕의 대상이었던 가장 빈곤한 국가에서 칭찬과 존경을 받기까지에 이른 국가가 어디에 있겠는가. 3·1 독립운동의 정신을 체현한 샹하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국가기구 결성으로 훨씬 선행하는 북측으로부터 민족을 지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관에 근거하여 건국했기 때문에 현재의 한국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관을 국민적으로 공유하는 집념을 갖아야만 종북세력이 심어놓은 허구를 해체할 수 있고, 대북·통일정책은 물론 대일정책에 있어서도 강인함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과 재일사회에 있어서 앞으로의 1년은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2015-01-2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