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매년 그 무게감을 더하고 있어 그것을 전하는 뉴스에 하나하나 기뻐하는 일이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국가브랜드를 더욱 높이지 않으면 안되는 희소식이 잇따르면 역시 가슴이 뛴다.

FTA 대국

우선은 경제 분야다. 상반기중의 무역 총액이 5000억달러를 훌쩍 넘어 금년중에 세계에서 9번째 무역 1조달러 국가가 되는 것이 확실해진 가운데, 이번 달 1월에는 EU와의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 FTA 네트워크의 확대와 무역신장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 기세다.

칠레와의 FTA를 발효시킨 이래, 한국은 ASEAN(동남아시아제국연합)과 FTA를, 인도와는 FTA에 준하는 경제연대협정을 체결. 스위스와 노르웨이 등이 구성하는 EFTA(유럽자유무역지대)와의 FTA는 이미 발효됐으며 이번 EU와의 발효에 따라 한국은 전유럽과의 FTA를 완성시켰다.

그런 한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FTA를 조기에 비준하는 것이다. 비준에 반대하던 미국의 일부 의원과 업계도 EU와의 경쟁에 뒤져서는 안된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군사동맹국으로서의 관계를 더욱 업그레이드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은 EU와 미국의 2대 경제권과 FTA 관계를 갖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다음은 문화예술 분야다. 6월30일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쿨에서 입상자 19명 중 한국인이 5명을 차지, 게다가 상위를 휩쓸었다. 4년마다 개최되어 '클랙식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봉의 무대에서도, K-POP과 드라마 등 세계를 석권하는 한류에 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상위 입상 5명 중 4명이 유학 경험이 없고 한국의 교육기관에서 배운 뛰어난 인재라고 하는 점이다. 한국은 클래식 부문에서도 다액의 자금을 준비하여 구미에 유학하지 않으면 재능을 꽃피울 수 없었던 시대에 끝을 고하고, 유학생을 받아들이는 측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데 충분한 쾌거였다.

그리고 국가적인 경사다. 6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10여년의 집념이 단번에 결실을 맺은 듯, 평창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축구 한일대회에 이은 빅이벤트다.

올림픽에서 얻은 은혜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발판으로 무역규모를 9배 가까이, GDP(국내총생산)를 5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구소련, 중국 등 공산권 제국과 잇따라 국교를 맺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IOC 총회의 유치연설에서 "우리는 올림픽의 가치를 배웠을 뿐 아니라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손에 넣었다. 이번에는 올림픽을 통해 얻은 것을 전세계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역설했다.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독립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첫 개최지로서 풍요로운 북반구와 가난한 남반구를 접합하고, 분단국가로서 동서 양진영에 융화를 촉구하는 역사적 사명을 짊어졌다. 평창에서는 인종·민족, 종교·문화의 차이를 초월하는 올림픽정신을 구현하고 올림픽 역사와 국제사회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결의를 분명히 했다.

2018년 평창 동계대회(2월9일 개막, 25일 폐막)까지 한국은 격심한 정치적 상극을 수반하는 2번의 국회의원선거와 2번의 대통령선거를 실시, 2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게다가 그 사이에 북한 독재는 3대째로 넘어가는 세습기에 있어 지극히 불안정한 체제로 추이할 전망이다. 한반도 남북의 구조가 근저부터 변용될 가능성마저 부정할 수 없다.

성공의 기억

평창 대회의 성공은 한국의 성숙화,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와 동일선상에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한국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국내의 정치적 갈등과 남북관계의 격변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민적 신념이다. 그것은 성공의 역사를 새긴 국민적 기억을 일깨우는 것으로 길러진다. 이번 한국의 약진을 나타내는 3가지 경사에 대해 그 과정을 자세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어느 것이나 정권교체에 의해서도 변경되지 않는 명확한 국가목표에 근거한 전략과, 관민의 밀접한 연계와 착실한 노력이 상승해서 비로소 성취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건국으로부터 60여년만에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개발원조위원회에 가맹하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던 극빈국에서 원조하는 국가가 된 한국의 발전방식이다.

우리에게는 국민적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신기반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싶다.

(2011-07-13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