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볼링방송 'P★리그'에도 참전하고 있는 KPBA(한국프로볼링협회) 공인 여자 프로볼러 김슬기(24)가 얼마 전 사가미하라(相模原) 파크레인즈(카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와 전속 프로계약을 맺었다. KPBA의 프로가 일본의 볼링센터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 JPBA(일본프로볼링협회) 공인 이외의 외국인 프로볼러로서도 과거에 예가 없다.

재일협회가 후원

이번 계약에는 재일본대한체육회의 산하경기단체, 재일본대한볼링협회(장지성=張智成 회장)의 후원이 있었다. 일본 국내에서의 활동에 있어서 재류자격 취득절차 및 각 볼링장, 업계와의 중개 등을 전면적으로 백업해 왔다.

각 볼링장에 협력을 호소하여 JPBA의 재일한국인 프로볼러 김도연(金陶筵)과 협업한 '한일 프로아마 볼링교류'를 올해 2월에 첫 개최. 그 후, 약 2개월에 한 번 주기로 칸토를 중심으로 시리즈화해 왔다. 11월에는 5회째에 달한다. 이 볼링교류 덕에 각 지역의 볼링팬으로부터도 한일교류가 확대되어 갔다.

이번에 계약한 사가미하라 파크레인즈의 나카자토 노리히코(中里則彦) 사장도 "역동적인 투구와 선량한 인품, 팬에 대한 대응, 볼링에 대한 성실함과 진지함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단, 김슬기는 JPBA 공인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프로볼러가 많이 참전하는 이 협회 공인의 공식시합에는 출전할 수 없다.

일본볼링장협회연맹의 회장도 역임하는 나카자토 사장은 "야구나 축구, 골프처럼 일본 볼링의 국제화를 목표로 한다. 김슬기를 비롯하여 향후 한국과 외국의 매력있는 프로가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한다.

전공협(전국볼링공인경기장경기회)의 카와사키 히데지(川崎秀二, 타마치=田町하이레인)씨도 "최근 한일관계가 차가워졌지만 볼링이라고 하는 민간 차원에서 교류와 우호가 확대되었으면 좋겠고, 김슬기가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슬기 '후배에게 길 열어'

김슬기가 본격적으로 볼링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볼링장 전속 드릴러(볼링볼에 전용 드릴로 구멍을 뚫는 기술자)인 부친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마이볼을 받고나서다.

부친의 지인이 지도하는 고교 남자볼링부원들과 함께 기본을 배웠다. 그 때문인지 백스윙이 커서 파워풀한 투구폼이 몸에 뱄다.

볼링부의 어느 압구정동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팀의 주력으로서 전국대회에서 학교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여자 프로공인이 시작된 2년째에 KPBA 테스트를 받아 제2기생 프로로 합격. 20세의 최연소 프로의 탄생이었다.

기대주로서 2년 전 KPBA에서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히로시마 오픈'에 추천멤버로 선정되어 처음으로 일본 방문. 그 회장에는 P리그 관계자도 많이 출전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년 전부터 'P★리그'(BS TV 등에서 방영)에 유일한 외국인 선수로 참전. 올봄 방영된 제42회 경기에서의 첫우승을 계기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김슬기는 "일본이나 세계를 목표로 하는 후배들의 길을 열기 위해서라도 내가 하나의 돌파구가 되고 싶다"며 "팬을 비롯하여 재일볼링협회와 민단 관계자의 큰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계약으로 이어졌다. 한국인 프로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새로이 다졌다.

(2013-10-1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