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보증 심사도 패스
도쿄한학 졸업생이 응원

서울대학 교수 키무라 쥰페이(木村順平·57, 수의해부학 전공)씨는 모든게 처음인 연구자다. 서울대에서 최초의 일본인 교수로 '우수강의상'도 수상했다. 현재는 정년 보증 교수직도 보증되어 있다. 이러한 영광의 뒤에는 이국에서의 남모를 고생도 있었다. 서배티컬(연구휴가)을 이용하여 도쿄대에 체재하고 있는 키무라 교수에게 들었다.

키무라 교수는 서울대에 부임하기 전에 일본대학 생물자원과학부 수의학과에 소속. 준교수로서 수의학 분야에서 연구를 거듭해 왔지만 연구·교육에서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는 장을 요구하며 2007년 11월에 퇴직. 같은 해 12월 서울대학에 착임했다.

일본인이 서울대학 첫 교수가 되는 길은 어렵고 험난했다. 1차는 서류선고, 2차 심사는 영어로 공개수업을 실시, 합격해야 한다.

서류선고에는 몇명의 응모가 있었다. 이는 무난히 이겨냈다. 공개수업도 잘 됐다. 서울대에서 부교수로서 채용하겠다는 통지를 받았을 때 처음으로 '굉장한 긴장'을 맛봤다. 한 번은 거절했지만 주위에서 설득했다.

부임하고 "첫 3년간은 힘들었다"고 한다. 연구자로서는 업적을 남기고 더욱 승진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일본의 대표선수'로서 수업도 열심히 들으며 한국에 공헌하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망설인 끝에 자신의 연구는 뒤로 미루고 일단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은 모두 영어. 수준이 지극히 높은 학생을 상대로 매회 진검승부다. 준비가 힘들었다고 한다. 사전에 장시간에 걸쳐 세련된 강의자료를 준비하고 나아가 학생들을 화합시키는 '작은 이야깃거리'도 생각하고나서 임했다. 많을 때는 1주일간 9시간의 강의를 맡은 적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지하게 마주한다는 자세는 호평이었다. 2012년에는 학생들의 투표로 '우수강의상'을 획득했다. 수업이 궤도에 오르자 필연적으로 연구에도 몸을 담았다. 2007년 12월에는 부교수로부터 일본인 첫 교수로 임용되고 동시에 서울대 테뉴어(정년 보증) 심사도 통과했다.

서울대에서는 도쿄한학 출신자와의 운명적인 만남도 있었다. 수의학 연구자를 목표로 현재는 도쿄대학의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배우는 김현정(金炫呈)씨가 그 사람이다. 부임하고나서 1, 2년 걸려 만난 김씨로부터 은행계좌 개설 등 생활상 다방면에 걸쳐 잡무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전 재일한국과학기술자협회장의 홍정국(洪政國)씨는 도쿄대 특임교수 시절부터 서울대와 도쿄대의 교류에 최선을 다해준 만큼 키무라 교수에 대한 기대는 크다. 일본에서의 '응원단'을 자인하고 있다고 한다.

(2015-09-30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