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12월19일 투개표. 재외국민 투표는 12월5~10일)는 동아시아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우외환 속에서 실시된다. 이 난국에 맞서는 차기 대통령의 책무는 과대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파란의 출범이 될 공산이 높다.

그것은 또한 유권자를 비롯한 국민의 책임이 유달리 무겁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지도자로 누구를, 얼만큼의 기대를 담아 선출할 것인가. 투표에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이를 엄숙히 받아들이고, 국민적인 우선과제에 역량을 집중시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투표가 이번이 처음인 전세계 22만여명, 재일 3만7000여명의 재외선거권자(재외국민선거인 등록 완료, 국외부재자 신고 완료)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영주권을 가진 재외국민선거인은 본국과의 정치적 관계가 희박한 2세·3세가 주체다.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생활하는 일본과 동아시아에 어떠한 영향력을 나타낼지 문제의식을 함께 제고하면서 모두 투표에 참가하기 바란다.

동아시아의 물마루

한국을 덮친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우외환이란 무엇인가.

하나는, 독도와 센카쿠쇼토(尖閣諸島, 중국명: 釣魚島=댜오위다오) 문제를 불씨로 한·중·일 3국이 떠안고 있던 안전보장상의 문제가 일거에 표면화한 것이다. 사태는 쉽게 진정되지 않는 수준으로 추이될 수 있고, 경제규모가 세계 2위로 군사력 증강에 여념이 없는 중국과, 경제규모 3위로 아시아 최강의 해공군력을 가진 일본 사이에 끼어 한국은 군사적인 부담 증대의 가능성마저 강해졌다.

또 한가지는, 이로 인해 경제활성화, 고용의 확대, 빈부격차의 축소, 그 중에서도 빈곤층의 구제 등 국내적인 과제극복을 정체시키고, 축적되어 온 사회적 울분을 분출시킴으로써 보다 심각한 정치적 갈등으로 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블펀치로

일본에 의한 센카쿠쇼토 국유화에 따라 가열된 중·일 대립은 주변 해역에서의 공선(公船)에 의한 대립에 그치지 않고, 경제관계를 급속히 냉각시켜 양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까지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양국의 존재는 지극히 크다.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를 고경에 빠뜨린 가운데 중일간의 경제관계 위축이 가져오는 영향은 막대하다. 바로 더블펀치인 것이다.

동아시아는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성장센터로서 높이 평가되어 온 반면, 세계에서도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이기도 하다는 우려가 항상 따라다녔다.

경제면에서 보는 동아시아는 미주에 있어서의 미국과 같은 정점이 있는 것도, 유럽과 같이 수평적인 균질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각각 군사동맹을 맺고 있어도 양국간에 안전보장의 확고한 약정은 없다. 중국은 미국과 그런 동맹국과는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입장에 있다.

이번 사태는 안전보장 시스템이 없는 채 경제규모와 상호의존을 확대해 온 동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국, 일본 모두 동아시아 지역의 대국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을 해치고, 세계의 성장을 견인하는 능력을 스스로 소모시키는 일조차 마다 않는 아집을 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을 향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우선 국민적 결속을

국가간의 분쟁을 억제하고 우호·협력을 증진하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적인 상호의존도를 높이는데 있다고 일반적으로 믿어지고 있다. 분명 이것이 왕도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적 긴장이 경제관계에 링크하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얼마 안 있어 신지도부가 탄생할 것이고, 일본도 정권교체가 고려되고 있다. 중일 양국모두 국민여론은 양보를 용인할 기색은 없고, 불안정기에 있는 통치권자는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강경책을 쉽사리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동아시아의 긴장을 외환이라 한다면, 내우는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맹국 평균의 2.4배로 8년 연속 최다인 한국사회의 폐쇄상황이다.

경제규모에서도 군사력에서도 뒤떨어지고, 이와 더불어 북한이라는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한국은 적어도 국민적 결속에서 양국을 웃돌지 않으면 안 된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꼴이 되지 않기 위해 고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돌고래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국민생활의 위기극복과 동아시아에서의 강인성 확보를, 한국의 생존을 건 국가안보정책으로 과감히 수행할 것이 요구된다.

(2012-11-0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