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오토바이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혼다'. 60년 가까이 그 협력공장으로서 엔진 관계 부품 등을 납품해 왔다. 최근에는 오토바이 경주 및 F1용 엔진부품을 개발하는 등 특수한 부품을 중심으로 제작한다.

"혼다 기술연구소의 시작(試作)에 관계하고 있는 협력회사만 해도 100사가 넘지만 그 중에서 특수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일부 회사 뿐. 당사 밖에 제작할 수 없는 부품도 있다"

사원은 약 30명. "회사의 규모는 작지만 기술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쳐지지 않는다. 타사가 할 수 없는 것을 맡아서 하는 것이 신조"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작년의 일이다. 세계에서 몇개 업체밖에 만들지 못하는 4륜차의 부품에 대해 주문 의뢰가 있었다. 외국기업에 발주하면 반년 이상은 걸린다. 그것을 시급히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과감한 개척정신

"전원이 하나되어 노력한 결과, 불과 2개월만에 그것도 외국제보다 정밀도가 좋은 부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이 높이 평가되어 지난 4월 혼다로부터 '도전상'을 수상했다.

협력회사에는 수백명 규모의 기업도 적지 않고, 훌륭한 인재와 기계를 갖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계가 있다 해도 결국 물품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컴퓨터는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며 어떻게 조작하느냐에 달려있다. 시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도전정신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 일본에 건너왔다. 일하면서 니혼(日本)대학 공학부 기계과에 다녔다. 지인의 자동차부품회사에 근무하다 빈손으로 회사를 세웠다. 자금도 기계도 없는 와중에 태평양전쟁 중에 타버린 스크랩을 수집하면서 일했다.

전환기가 된 것은 1961년. 니혼대학 동급생이자 혼다 기술연구소공업에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협력공장으로서의 거래가 시작됐다. "학우에게는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

엔진 관계의 부품을 만든다 해도 당초는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철 재료를 직접 닦았다. "차를 살 돈도 없어서 수십킬로나 떨어져 있는 가공품을 어깨에 짊어지고 날랐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고생스러운 작업이었다".

약속은 절대로 준수한다

납기를 맞추기 위한 노력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인간이 하는 일이라 생각지 못한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납기는 절대로 준수한다". 휴일은 물론 밤에도 자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약속은 지켰다".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올린 신뢰관계는 매우 두텁다.

"타사가 할 수 없는 일을 맡게 되는 것은 매우 명예스러운 일이다. 시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삶의 보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 시절,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고 그 때문에 학업의 절반은 좌절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때문에 "고학생에게는 지원을 해주고 싶다". 그런 강한 생각에 1989년에 한국에서 재단법인 한성장학회를 설립, 매년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지금도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한다. "중소기업은 사장 자신이 솔선해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좋아하는 말은 '지성감천'. "성심성의를 다하면 하늘에도 통한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2007-07-19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