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을 용서하는 일본 사회

'니네들을 일본에 살게 해주고 있다', '밀입국의 자손', '범죄 조선인', '인간과 조선인과는 약속이 성립되지 않는다', '조선 야쿠자, 업신 여겨서는 안 된다', '조선인을 보건소에서 살처분해라', '조선인의 아이들을 모두 죽이면 이것이 영웅이다'

열거한 말은 옛날 일본인이 재일코리언에게 내뱉은 말이 아니다. 2009년12월 쿄토에 있던 재일코리언의 민족학교에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후 재특회)'의 회원이 몰려가 가두 활동에서 이 학교 학생에게 내뱉은 말이다.

너무나도 역겹고 양식 있는 어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쿄의 신오쿠보와 오사카의 츠루하시 등 재일코리안 밀집 지역에서 여러 번 펼쳐진 '재특회'에 의한 헤이트 데모에서도 이와 같은 헤이트스피치가 사용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 그들은 이런 폭언을 재일코리언에게 내뱉는 것일까. 또 왜 법치국가인 일본 사회에서 이런 차별 언행을 당당히 해도 허용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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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특권'이라는 '신화' - 역사·실태를 날조
원래는 '삼국인'이라고 불러

헤이트스피치라는 말은 원래 미국에서 아프리카 계 사람들과 성적 마이너리티에 대해 사용된 차별적 표현을 야유하기 위해 보급된 것이다.

이민이 많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1980년대부터 높아진 이민 배척 운동에서 그들에 대한 헤이트스피치가 심각해져 문제시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언제부터 이민 집단에 이러한 헤이트스피치가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일본에서는 2000년대 들어 재일코리언에 대한 헤이트스피치가 확산을 보이기 시작해 2010년 이후에 언론에서도 사회 문제로 주목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민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 옛 일본에 없었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70년전에 이민과 소수 민족에 대한 증오 표현이 당연히 사용됐던 시절이 있었다. 해방 직후(종전 직후)에 유행어가 된 '제삼국인'과 '삼국인'이라는 말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에 노무 동원돼 해방 후에도 일본에 머물려 암시장 등에서 노점상을 영업하던 코리언과 화교·화인을 당시 일본인은 점령국 측(미국 등의 연합국) 사람도 피점령국 측(일본) 사람도 아니라는 뜻에서 '제삼국인', '삼국인'이라고 불린 적도 있지만 이 표현에는 '해방 민족'으로서 힘을 갖기 시작한 코리안 과 화교·화인에 대한 일본인의 반발과 차별적인 감정이 포함돼 있다.

이시하라 지사 발언이 유포의 계기로

'제삼국인'과 '삼국인'이라는 표현은 그 이후 오랜 기간 '차별 용어'로 사어가 되어 갔다. 그러나 2000년4월 이시하라 신타로 당시 도쿄도 지사가 육상자위군 식전에서 "오늘의 도쿄를 보면 불법 입국한 많은 삼국인, 외국인이 매우 흉악한 범죄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차별적 발언을 해 다시 '삼국인'이라는 말이 주목 받게 됐다.

이 때 이시하라 지사는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을 '삼국인'이라고 표현해 그들이 흉악 범죄의 온상이 됐다는 견해를 보였지만 '삼국인'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배려가 결여됐다", "오해를 초래했다"며 후에 발언을 철회했다.

이런 '삼국인(제삼국인)'이라는 차별 용어와 지금 유포되고 있는 헤이트스피치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분명한 것은 원래 사용됐던 '제삼국인'과 '삼국인'은 전후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재일코리언과 화교·화인 등의 식민지 출신 민족뿐 아니라 이시하라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으로 온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어 차별어가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 그러나 2000년 이후 헤이트스피치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이사하게도 재일코리안에 한정돼 있다.

재일중국인에게는 왠지 공격하지 않아

왜 그럴까? 한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재일외국인 가운데에서 재일코리언이 점하는 규모의 크기다. 확실히 거의 최근까지 일본에 거주하는 최대의 외국적 주민은 한국·조선적 재일코리언이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재일중국인 인구가 급증해 2007년 이후는 재일중국인의 수가 재일코리언을 넘어섰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역사 문제와 영토 문제로 마찰이 끊이질 않는다.

만약 일본에서의 이민과 외국적 주민에 대한 헤이트 데모와 헤이트 스피치가 국가간 마찰을 반영하여 일어난 것이라면 재일중국인에 대한 헤이트 데모와 헤이트스피치가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비판적 기사와 책이 게재되거나 출판되어도 재일중국인에 대한 헤이트 데모와 헤이트스피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재일코리안에 대한 헤이트 데모와 헤이트스피치만이 되풀이되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헤이트스피치의 공격 대상이 재일코리안에 한정된 또 다른 이유는 재일코리언만이 '재일특권'을 향수해 왔다는 것이다. 재특회는 마치 재일코리안에 '특권'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실제는 어떨까?

우선 재특회는 홈페이지상에 '재일(코리안)이 일본에 기생하는 것을 인정받고 있다'고 쓰고 이를 인정하는 '특별영주자격'이야말로 '재일특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영주 자격을 갖는 재일외국인과 달리, 역사적 경위를 갖고 일본에 체류해 온 재일코리언만이 입국 심사 때 얼굴 사진 촬영과 지문 채취 없이 증명서도 휴대할 의무가 없어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일코리언의 처우는 1965년의 일한조약에 있어 재일코리언의 법적 지위 협정에 관한 협의를 거쳐 1991년에 '(재일코리언의) 역사적인 경위와 일본에서의 정착을 감안한 배려'로 일한에서 정한 것으로 근거 없는 '특별 취급'이 아니다.

일본에 정착해 온 많은 재일코리안 2세부터 5세까지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영향을 받아 전시중의 노무 동원을 포함해 일본에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사람들의 자손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 실시된 어퍼머티브 액션적 성격을 띠는 조치였다.

버젓이 날조된 생활보호 수급율

또 재특회는 생활보호에 대해서도 재일코리언의 수급율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며 재일코리언이 우대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확실히 50년 이상 전에는 재일코리언의 생활보호 수급율이 높았다. 한국전쟁 휴전 직후인 1954년에는 일본인의 생활 보호 수급율 2%에 대해 재일코리언은 23%로 돌출돼 있었다. 이는 조선 전쟁에 따른 난민의 발생과 1954년의 행정 통달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현재는 어떠한가. 인터넷에서는 "일본인의 생활보호 수급율이 0.9%에 대해 재일코리안은 22.7%"('재일 취업과 생활 보호의 통계를 보는 과거 로그 보존 페이지' 2001년)이라는 이상한 정보가 유포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생활 보호에 관한 재일코리언의 수급 데이터는 없지만 재일외국인의 수급자수는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2003년 재일외국인의 수급자수 3만5,038명 가운데 재일코리언의 수급자수의 비율이 8할(아사카와 아키히로 '전후 재일신화라는 국적 박탈이라는 거짓', '정론' 2005년 8월호)이라는 '재일특권' 파의 연구가의 지적을 인정한다고 해도 재일코리언의 수급자수는 2만1,110명으로 이 숫자를 당시의 재일코리언의 전체수(62만5,422명)로 나누면 재일코리언의 생활보호 수급율은 4.4%에 머무른다.

이 숫자를 보면 재일코리안에 대한 수급율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재일코리언이 생활 보호에 있어 특혜를 받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미야지마 타다시 '생활보호와 재일', '혐한류의 진실! 더 재일특권' 타카라지마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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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에도 퍼지는 배외주의 - 끊임 없이 경종을

헤이트스피치의 근거가 되는 이러한 '재일특권'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확산해 온 것은 '재특회' 등 민족배외주의 운동을 전개하는 일부 시민 그룹만이 아니다. 걱정되는 것은 이러한 '재일특권'을 기성 사실화하고 재일코리언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정치가와 정당이 일본에도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삼국인' 발언을 한 이시하라 신타로우를 중심 멤버로 결성된 차세대당은 이러한 시민 그룹의 목소리를 반영해 2014년 중의원 선거의 매니페스트에서 1. 외국인에 의한 일본국적 취득 요건의 엄격화 2. 특별영주제도의 재검토 3. 생활보호제도를 일본에 한정한다는 민족배외주의적 정책을 내걸고 국민의 지지를 확산시키려고 하고 있다. (차세대당 '차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본을' 2014년11월)

또 유신회의 대표였던 하시모토 토오루 전 오사카 시장은 2014년11월에 열린 '재특회' 대표와의 면담 뒤 재일코리언의 특별 영주자격에 대해 '의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어느 시점에선가 통상적인 외국인과 같은 영주 제도와 합칠 필요가 있다"(아사히 신문 2014년11월16일)는 지론을 전개하고 있다.

지방참정권의 목소리 - 이제 사라져가

원래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에 찬성했던 정당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일부 정당이라고는 하지만 재일코리안에 대한 특별영주제도의 재검토를 매니페스트로 내거는 정당이 출현한 가운데 소수라고는 하지만 일부 배외주의 그룹이 주장해 온 목소리가 일본 정치에 반연되어 가는 과정은 배외주의가 밑에서 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재일코리언의 민족단체와 NGO 조직은 시민을 참가시킨 반헤이트 집회를 주도해 UN인권옹호위원회에 진정 활동을 전개하고 여야당 정치가에 호소하는 등 헤이트스피치를 금지하는 법안 제정에 힘을 쏟고 있지만, 많은 보수 정당이 표현의 자유와의 양립은 어렵다는 이유로 채결을 유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차별적 인권 상황 타개를 위해 전략적으로

또, 아무리 법이 성립된다고 해도 벌칙 규정은 설정하지 않은 이념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재특회'의 노림이 헤이트스피치의 배경에 있는 특별영주제도 등의 '재일특권'의 재검토를 정치가에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들은 일정의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재일코리언의 권익 옹호·획득을 요구하는 단체로서 헤이트스피치를 금지시키는 법안 제정을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 중요한 것은 '재일특권'이라는 말에 집약된 재일코리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제거하기 위해 또 특별영주권의 재검토를 저지하기 위해서도 재일코리언이 놓여진 차별적인 인권 상황을 한 사람이라도 많은 일본인 및 일본 정치가에 올바르게 이해 받을 수 있는 전략적인 정선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2015-12-31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