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받으면 심사.. 시장이 '헤이트스피치 단체' 공개

헤이트 스피치(증오 표현)의 억제책을 내놓은 전국 최초의 조례가 1월 15일 오사카시의회를 통과했다. 각 지방의회가 국가에 법 규제 등을 요구하는 가운데, 재일한국인이 많은 오사카시는 독자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는 법률 제정을 요구해왔던 민단은 이번 조례 제정을 높이 평가했다. 오공태 중앙본부 단장은 1월16일 담화에서 "우리는 헤이트 스피치 조례를 제정하는 지방 자치단체가 향후 더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를 표명했다. 오 단장은 동시에 "민단은 헤이트 스피치 증오 범죄가 하루 빨리 근절되도록 계속 적극적인 운동을 줄기차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사카시의 이번 조례는 오사카 유신의 회와 공명당, 공산당의 다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번 조례에는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표현 규제와 벌칙 규정은 없지만, 헤이트 스피치의 정의를 국내 법령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명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헤이트 스피치를 시도한 개인이나 단체의 이름을 공개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례는 6개월 정도의 공시기간을 거쳐서 시행에 들어간다.

이번 오사카시 조례에서는 특정 인종 혹은 민족의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사회 배제, 권리의 제한, 증오와 차별 의식을 부추길 목적으로 사람을 비방하거나 신체 위험을 느끼게 하는 표현 활동을 헤이트 스피치로 정의했다. 또 이같은 내용을 담은 DVD의 판매 및 상영,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의 투고 등 확산 행위도 포함한다고 정리했다.

통근·통학하는 사람이나 시민의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변호사와 법학자로 구성된 시의 '헤이트 스피치 심사회'가 내용을 조사하게 된다. 이어 시장이 헤이트 스피치라고 판단하면 그 내용과 헤이트 스피치를 시도한 개인과 단체 이름을 시의 홈 페이지 등에서 공개한다. 또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 등도 프로바이더에게 삭제를 요청하게 된다.

오사카시의 당초 조례안에는 시가 피해자에게 소송 비용을 대출하는 규정도 담고 있었지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또 심사회의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위원 선임에 있어서도 의회 동의를 받는 것으로 바꿨다.

민단 오사카본부는 조례의 성립을 위해 오사카 유신의 회와 자민당, 공명당, 공산당의 4당을 설득하고 압박했다.

오공태 민단 중앙단장은 담화에서 '오사카시 의회의 용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헤이트 스피치는 말의 폭력이며 박해"로 "개인의 존엄을 훼손하며 차별 의식을 조장할 수 있어 민단은 이를 규제하는 법률 제정을 요구하는 다양한 운동을 전개해왔다"고 소개했다. 오 단장은 또 "규제 관련 법안은 작년 참의원 법무위원회에서 심의를 시작했으나, 계속 계류중으로 올해 정기국회에서의 결정을 안팎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오사카시의 조례는 지역에서의 헤이트 스피치의 억제는 물론 국회에서의 입법화 촉진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대를 표명하고, "규제 법의 조기 실현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 의회에서 증오 연설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채택하는 요청 운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법 정비를 정부에 요구하는 지방 의회의 의견서 채택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264건(법무부 통계)에 달했다.

민단 중앙집행위원회 전문위원회인 제53기 인권옹호위원회(이근출 위원장)는 1월18일, 도쿄 미나토구의 한국중앙회관에서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헤이트 스피치의 근절과 오사카시가 통과된 조례에 대해서 검토했다.

이 위원회의 변호사 위원은 "참의원에서 인종차별철폐법 심의에 들어간 시점에서 오사카시의 조례가 나온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들도 "오사카시의 조례 성립을 계기로 다른 도시로 논의를 가속화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은 "이 조례로 헤이트 스피치를 직접 규제는 못하지만 개인이나 단체 이름이 공개되는 것은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을 앞둔 도쿄도과 주요 도시에 구체적 압박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 위원회에는 민주당의 아리타 요시후 참의원 의원도 참여해 인종 차별철폐 법안과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2016-02-02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