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은 올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4월11일)와 제18대 대통령 선거(12월19일)를 실시한다. 5년 단임제 대통령, 4년 임기의 국회의원을 뽑는 2대 국정선거가 겹치는 것은 실로 20년에 한번 있는 일이다. 나아가 중대한 정치적 전환기에 놓인 올해가 재외국민선거 실시 원년이 된다. 이 제도와 재일의 입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다.

역사적 전환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도 겹쳐 북한 체제의 유동성이 높아졌다. 또, 미·중·러 3개국에서 국가 원수의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일본도 해산 총선거를 향해 가고 있다. 북핵 문제를 다루고 동북아시아의 안전 보장에 임하는 6자회담의 당사국이 모두 예외 없이 정치적인 갈등기에 놓여 있다.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는 정도 차이가 있지만 각국의 이해가 얼켜 있어 어떤 기류가 흐르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

주요국의 동향도 관계가 있지만 재일동포 사회를 좌우하고 한반도의 향방을 결정짓는 것은 다름아닌 한국이다. '2대 국정선거에서 국민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각자 생각이 있어도 이를 반영할 수단이 없었던 과거의 우리는 마냥 안절부절 못하면서 평론가 흉내를 내며 해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근래에 없을 정도로 중대한 정치적 전화점이 될 올해부터 2대 국정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단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규 주권자가 된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정의 역사적 전환에 알맞는 자각이 요구되고 있다.

풍압은 재일에게도

그 첫 걸음이 다음달 11일로 마감되는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재외선거인 등록이다.

재외국민의 투표 과정은 어느 선진국이나 귀찮은 절차가 따라 다닌다.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도 투표율 향상을 위해 고민해 왔다. '국민의 권리'라고 소리 높여 외쳐도 많은 사람이 이를 행사하기 위한 번잡한 절차를 넘지 못했다. 재외유권자 약85만명 가운데 선거인 등록은 13%에 불과해 투표자는 전체 유권자의 3%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 있어서 정치의 중요도는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세계에서 유례 없이 선군 사상에 빠진 북한 독재와 대치하면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며 선진 통일 국가를 건설하는 큰 난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는 4반세기 동안 급진적이라고 할만큼 역동적으로 변모했다. 특히 남남갈등이라고 불리는 국론 분열 상태가 심화돼 조국 통일과 북한 문제를 둘러싼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런 풍압이 재일사회에 이른다는 것은 민단을 총련과 야합시켜 북한 독재의 통일전선 조직에 흡수시킬려고 한 2006년의 5·17 사태에서 이미 증명됐다.

이미 등록을 마친 단원이 본지에 "재일동포가 본국 경제 약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역사를 배경으로 이번에는 진짜 국민으로서 정치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연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창단 65주년 식전에 전달한 축사를 통해 "(민단은) 해방의 도가니 속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선두에 섰다"고 말하고 그후 일관되게 조국 발전에 공헌해 왔다고 치하했다. 틀림없이 본단에 집결된 동포들은 조국의 국력과 국제적 지위 향상을 절실히 바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새로운 차원의 자각을

민단은 6·25 전쟁과 대남 파괴·착란 공작 등 북한의 군사적·정치적 폭거에 직면할 때마다 주저 없이 총력을 동원했다. 그런 반면 재일동포의 이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국정 일반과는 거리를 둬 왔다. 우리들의 애국심과 고향 사랑이 정치를 초월할 정도로 강했다고도, 국가의 기본 방향을 신뢰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헌정 사상 첫 재외국민선거는 민단을 중심으로 한 재일동포 사회와 조국의 관계를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으로 드높일 것이다.

한국은 전환기라는 표현으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격동, 파란의 시기를 맞고 있어 일본을 비롯한 국제 사회로부터 매우 주목받고 있다. 예컨데 지금 의식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해도 국정 선거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이번 역사적인 기회에 후회가 없도록 의식적으로 참여하자. 되풀이하지만 그 첫 걸음은 선거인 등록이다.

(2012-01-26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