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핵병기 보유 선언, 7월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10월에 들어선 핵실험 예고, 그리고 지하 핵실험 성공 발표로 이어진 북한의 벼랑끝 외교전술은 국면 타개의 선택지를 더욱 좁혀 스스로를 드디어 낭떠러지 끝으로 몰아 세운 꼴이 됐다.

북한이 기정노선을 고집하는 한 6자회담 구성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변수는 극소화되어 결정적인 고립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냉전시대에는 맹우(盟友)의 관계에 있었고, 냉전 붕괴 후에도 무언가의 비호로 돌아선 중국·러시아도 동족에 대한 배려로, 햇수로 8년에 걸쳐 포용정책을 견지하며 때로는 방패가 되어 온 한국도 더이상 막아줄 수 없게 됐다. 이 3국에서조차 일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라크에 못지 않은 제재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는 과거의 대이라크에 못지 않은 본격적인 제재를 가능하게 한다. 비군사의 경제·외교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41조에 준거한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향후 또다시 핵실험, 핵 미사일 탑재를 시도한다면 군사적인 제재를 가능하게 하는 결의도 베재할 수 없게 된다.

북한 지도부는 자멸마저 각오하고, 한국을 포함한 손이 닿는 모든 곳에 공멸(共滅)의 공포를 가져다주면서 점차 자포자기에 빠지려 하는 것 같다. 당면 대남 무력도발이 빈발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을 대북유화로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은 향후 북의 위협이 커짐에 따른 국가신용도 저하로 인한 경제적인 타격 속에서 대북정책에 대해 동족의 정도 얽혀 있어 지금까지 이상으로 격심한 갈등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현실주의적인 국제협조 노선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포용정책에 피해 입어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강요하고, 국제사회에 있어서 한국의 위신조차 희생시킨 포용정책이 배신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반도문제의 직접당사자이자 남북통일과 그 후의 신국가 건설을 주도하지 않으면 안되는 한국에 있어서 국제사회와의 협조는 절대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조차 위협당할 수도 있는 입장에 몰리게 된 재일동포 역시 사정은 똑같다.

동족의 정과 당사자 책임은 같다. 한국이든 재일이든 북한에 대해 동족으이 정에 선다면 국제사회를 납득시킬 만큼의 동족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 심각한 딜레마를 안으면서도 우리가 자신들을 위해, 국제사회를 위해 눈을 부릅떠야 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재발시킬 수 있는 싹을 착실히 잘라버리는 일이다.

일본 정부는 7월 미사일 발사 강행을 이유로, '재일의 북한 정부직원'의 북한도항을 전제로 한 재입국을 금지시켰다. 재일 정부직원이란 인민대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질 뿐, 어떤 사람들 지칭하는 것인지 명확히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일반 동포들의 상업목적에 따른 도항, 북한 영역의 위험도에 따라서는 인조목적의 도항조차 제한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북한의 대량 파괴병기 개발에 따른 위협은 민단계·총련계를 불문하고 덮쳐온다. 아니, 20만명 정도 될 것으로 생각되는 친족이 북에 남아있는 총련 동포의 불안함은 얼마나 클까. 그러나 우리들도 북한 지도부에 대해 무언가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총련 동포의 비애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야 말로 동족으로서의 다양한 채널을 구사하고,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 핵을 포함한 대량 파괴병기의 포기, 체제개혁·개발으로 나아가는 것 이외의 모든 길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일각을 구성하여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데 솔선해야 한다.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에서 동포 7만명이 피폭, 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연한 피폭민족으로서, 그리고 국제사회에 몸을 둔 재일로서 비통한 외침과 더불어 다함께 일어서야 할 때이다.

(2006-10-1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