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을 약속하는 역량 발휘해

시대에 대응, 비약을 기하며

내년 10월3일 민단 창립 60주년까지 앞으로 1년 남았다.

금년도 후반기의 주요사업을 확인한 전국 지방단장·중앙산하 단체장협의(9월2일)는 그 60주년을 '21세기 시대조건에 대응한 새로운 발전을 위한 토대'로 평가했다. 중앙본부 단장을 회장으로 실행위원회를 구성, 축제·식전 개최 및 '민단 60년사' 발행 등 각 기념사업을 준비하며, 조직활성화 120일간 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의를 보도한 본지(9월7일자)는 '조직 강화시켜 창단 60주년을'이라는 표제를 내걸었다. 그 준비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기념사업은 중요한 시기를 상징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더욱 전진할 것을 약속하는 조직역량을 정비, 60년이라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성취감과 고양감을 공유하는 가운데 맞이하고자 하는 것이다.

민단은 59년전 '전원이 귀국할 때까지의 자치기관'으로서 태어났다. 그러나, 일본에 오랫동안 거주하다 못해 정주하기에 이르게되자 동포들은 살기 위해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자연스레 떠안게 된다. 민단이 동포 생활권을 지키며 동포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공공단체적인 성격을 띠게 된 것도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민단은 나아가 동포의 생활수준 향상과 그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를 배경으로 사업을 다양화시켜 왔다.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에 공헌도가 높은 단체로서 인지되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동포의 지도적인 단체로서도 중심이 되어왔다. 일본에 있어서는 다민족·다문화공생의 토대를 개척하는 지역사회에 밀착된 국제단체로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러한 것들은 동포 공동체 본연의 욕구를 바탕으로 철저한 활동으로 인한 자연스런 결과인 것이다.

민단은 향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고려하여 불안정해지기 쉬운 한일관계의 선린우호 기반을 확고히 하는 한편, 조국 남북이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일조를 담당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떠맡고 있다. 민단은 동포들의 소박한 요구에서 고도의 요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구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도의 요구는 민단 차원을 넘어서 건전한 재일동포사회의 존속에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공동활동으로 연대감 고양시켜

그러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소박한 요구는 어느정도 충족된 반면 정치적인 판단을 수반한 고도의 요구는 간단하게 실현되기는 커녕 노력의 결과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가치관의 다양화로 인해 각 요구에 대한 절실함은 천차만별이 됐다. 60주년은 민단 이념과 조직 전체의 존재를 일체화시켜 효율적으로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조직이란, 일반적으로 일정수의 인간집단이 존재하고, 그 집단이 주위·타집단과의 공통된 이해를 의식한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욕구를 이념으로 체계화하여 그것을 현실사회에 관철하고자 하는 데에서 형성된다. 민단은 바로 그 과정을 밟아오며 동포가 결집하는 조직, 동포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 이념을 구현하는 조직이라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과시켜 왔다.

이 세가지 요소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나, 실천 속에서 단련되고 검증된 민단 이념은 건재하더라도 그 관철력과 그것을 보장하는 결집력에는 제도라는 그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말만 앞세우는 조직이 되버릴 수도 있다.

민단은 작년 조직강화를 추진했다. 9월에 시작한 3개월간의 조직활성화 집중활동을 통해 지방과 중앙본부의 간부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실천 노하우를 공유, 의사소통의 체계를 확고히 갖추었다. 11월에는 전국 지단장교류회를 개최, 성공사례를 배우는 '우리지부 우리자랑운동'의 총괄보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 두가지 시도는 지역문제로 고민에 빠지기 쉬운 지방 간부에게 있어서 민단이 전국넷임을 재인식,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이 연대감을 새로이 다지는 기회가 됐다.

또, 6월부터는 규약개정 공청회를 전국에서 개최, 조직운영의 문제점과 장래의 방향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 그 성과를 거쳐 올해 2월 임시중앙대회를 개최, 일본국적 동포에게 정규단원이 되는 길을 열어주고, 보다 많은 일선 간부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인제도를 도입하는 동시에, 중앙위원회의 권능을 강화시켰다. 이는 조직의 개방성과 강인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역사의식 갈고 닦아

60주년을 향한 120일 운동은 이러한 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추진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환원되는 조직에 있어서 구성원의 자질향상이 조직강화는 열쇠가 된다. 그것을 담보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식이다.

재일동포의 역사는 해방을 끼고 크게 구분되지만 공공연한 동포의 운동주체로서 민단이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로 그 성격은 크게 달리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민단 60년사를 알면 알수록 민단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이 싹틀 것이다. 60년의 발자취를 기탄없이 이야기해야하지 않겠는가.

(2005-09-2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