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연평도에 비열한 무차별 포격을 가해 한국과 주변국을 놀라게 한 11월24일 저녁, 확대간부회의에 참가한 전국의 민단 간부 330명은 강한 위기감을 갖고 서울에 결집하고 25일에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긴급대회를 열었다. 3월의 천안함 격침 사건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는 시점에서의 또 다른 군사 폭거에 대한 분노를 국민과 함께 하고 도발 봉쇄, 평화 확보를 위해 일조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우리들이 지금 가져야 할 문제 의식은 북한이 악행을 "왜 되풀이하는가"가 아니라 "왜 되풀이할 수 있는가"로 향해야 한다. 민단 간분들 모두 또 다른 만행을 허용한 점을 스스로를 철저히 점검하고 작은 틈도 남김없이 없애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민족 희생으로 일관

자국민을 굶주림과 비인도적 처지로 내몰면서까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광분한 것만으로도 큰 죄다. 그러한 북한의 독재 정권은 기습 남침으로 야기시킨 6·25 한국전쟁에 실패한 이후로도 조선노동당의 일당 지배를 한국 전역에 확대시킬려는 야망을 키워 대규모 테러와 군사 도발을 일삼아 왔다.

이산가족 찾기를 위한 남북적십자회담(1971년)에서 '7·4 공동성명' 발표(1972년)로 이어져 평화통일을 향해 한발짝 내딛었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북한은 기습 공격용 '남침 터널'을 비무장지대 지하에 몇군데나 만들었다. 나아가 플로토늄을 대체하는 우라늄탄의 개발을 2000년6월 제1차 남죽정상회담 무렵부터 시작해 2007년 1월 제2차 정상회담시에는 거의 완성시켰다.

세습 독재의 군사적 모험주의는 오히려 남북 교류·협력이 화려하게 진행되던 가운데 본색을 나타냈다. 한국 국민의 평화적, 민주적 조국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매번 배반한 것이다. 그 본질은 일관되게 변하지 않았으며 망집은 오히려 깊어졌다.

병사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격침의 진상 규명을 통해 한국 정부는 군의 기강 재확립과 전력의 획기적인 강화를 명언하고 무력 침략시에는 즉시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8개월. '기억'이 사라질 정도로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니다. 국방 강화 측면에서 보면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북한이 만행을 되풀이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한·미·일과 중·러간에 부추기면 깊어지는 대립 요인이 있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는 중국의 비호가 있다. 둘째는 북한이 군사 도발 등 각종 모략을 필 때마다 결속되기는 커녕 국론이 분열돼 정권이 흔들리는 최근 한국의 특성이다.

북한의 프로퍼갠더를 발신원으로 삼아 천안함 격침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말하는 거짓 정보가 나돌고 진상을 둘러싸고 한국의 여론이 둘로 나뉜 것이 그 전형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같은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조선 중앙통신은 27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유감"이라고 표명한 입으로 그 책임은 "군사 시설내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 방패'로 삼은 적의 비인간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성의를 보이면서도 보다 대담하게 거짓 정보를 흘린다. 한국 국민을 의심에 차게 만들어 종북 세력을 필두로 여론을 다시 정부 규탄으로 몰고 가려는 상투적인 심리 작전이다.

심리 작전도 실패

그러나 좌파 계열로 일컬어져 북한을 옹호하는 자세를 취한 세력도 이번에는 다르다. '한겨례'의 사설(전자판)에서는 "남이 먼저 도발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무력 도발 못지 않게 남측 국민을 분노에 차게 하는 것은 이러한 도둑놈 같은 태도"라고까지 비판했다.

북한이 폭거를 마음대로 일삼을 수 있는 이유 가운데 전자를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후자에서 보이는 약점을 극소화하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연평도 포격에 대한 국민의 대응은 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한국은 앞으로 비열한 공격에는 비례 원칙 이상의 보복을 취할 자세를 확고히 해야 한다. 위험한 상대에 유화 정책으로 대해 결국은 전쟁을 강요당한 교훈은 역사상 많다. 결연할 때 결연하지 못하는 국가, 국민은 결국 평화를 향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절감해야 한다.

(2010-12-01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