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총선거는 '정권 선택 선거'라고 불리고 있다. 정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운영하는 정당 정치에 있어서는 모든 정당이 승리를 목표로 총선거에 희망을 걸게 된다. 따라서 보수 합동에 의해 탄생한 '1955년 체제'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부동의 자리를 지켜왔던 자민당 일당 우위 체제가 무너질 경우 매우 큰 역사적 의의를 갖게 된다.

숨은 중요 명제

이 치열한 총선거에 민단은 조직적으로 가담한다. 창단 6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994년부터 본격화 된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획득 운동의 승부처로 자리메김하고 '16년간 고투'의 뜻을 담아 부여 추진파 의원을 한명이라도 많이 국회에 진출시키고자 전력을 다할 각오다.

일본은 지금 소자·고령화 구조 속에 인적 자원의 감소, 경제 불황과 소득 격차의 확대, 국가와 지방간의 알력, 안전 보장을 둘러싼 갈등 등 굵직한 문제가 산적되어 있다. 우리들이 주장하는 참정권은 이런 상황에서 매우 작은 주제처럼 보인다. 부여한다고 해도 내정상 얼마나 득이 될지 모르는 가운데 반대 세력의 집요한 반대 논리에 휘말리게 된다. 굳이 불에 뛰어들어 힘을 낭비하기 보다는 유권자의 실생활과 직결된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과연 정말 그런 것일까. 지방참정권 부여를 요구하는 우리들은 일본이 아시아, 세계의 지도 그룹의 일원으로서 보다 높은 차원에서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불가결한 선택이라고 주장해 왔다. 참정권 부여 자체는 작은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일본의 미래를 풍요롭게 할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내외를 편가르는 전통적이 가치관 - '외'를 불신하는 내성적인 성향에서 탈피해 '열린 국가'를 목표 삼을지 여부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상대적 국가 가치를 저하시키는 패쇄감이 있다.

활성화 위해 불가결

일본은 '외'에 대해, 물적 자원 확보에는 탐욕스럽지만 풍족한 인적 자원 활용에 대해서는 겁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극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내'에 준하는 '외'에 대해서도 여실하다. 현재대로라면 위기감이 증폭돼 국제화에 등을 돌리고 자위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져 예전과 같이 군사력에 의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린 일본'을 만들고자하는 조류도 있다. 지방과 민간의 활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도주제와 지방분권 개혁 요구, 국경을 넘어선 자치체 외교의 활성화가 그 예다. 외국인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상설회의와 주민투표 조례를 제정하는 자치체가 계속 늘고 있어 정치면에 있어서도 정주외국인을 지역에 참여시킬려는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

이는 지방이 현실에 대응하며 재생의 새 기축을 세워 국가를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정주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나라가 많은 유럽에서는 국가를 넘어 자치를 보장하는 틀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그 핵심에는 확고한 지방 민주주의가 공적 책임 의식을 키워 국가 사회를 강하게 만들고, 지방 민주주의는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활동주체와 파트너쉽을 맺는 것으로 보장된다는 이념이 있다.

일본내 지방의 움직임은 바로 이러한 이념에 근거해 국권에 대한 제2의 민권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일본인은 이미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 열려 있지 않은 것은 국정으로 특히 위정자의 아시아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일본에 바라는 것은 두번 다시 배외주의에 빠지지 않고 아시아·세계의 일본으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국회 개설을 촉구한 아시아의 첫 자유민권운동이 보인 것은 일본 민중의 내적인 창조력이자 혁신성이다. 제2의 민중운동의 맹아라고 할 수 있는 지방의 동향은 일본의 이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지방에서 중앙으로. 총선거를 맞이해 우리들은 지방의 힘을 등에 업고, 지역 주민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염원을 후보자에게 맡기고자 총력을 결집할 것이다.

(2009-07-29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