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하는 일상 왜 보려하지 않는가

동일본 대진재가 일어난 3월11일 전국 신문지의 1면톱에 '총리에 위법 헌금 의혹 104만엔 재일한국인으로부터'(아사히), '이시하라 지사 출마 결정 혼란 회피 위해 결단'(요미우리)이라는 기사가 나돌았다.

대진재는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와 많은 사람들의 향후 인생과 일본의 장래에만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니다. 확실하게 매듭을 져야할 문제마저도 흐지부지하게 만든 감이 있다. 피재지에 대한 긴급 지원, 물자 전달과 식사 제공, 의연금 모금 활동에 정력적으로 임한 많은 단원도 꺼림직함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재일 격리'도

사임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前외상에게 '위법 헌금'한 것은 30년 이상 이웃 관계로 지내 온 쿄토의 동포다. 적장의 목을 벤 것처럼 떠드는 일부 정치가와 언론, 깨끗하게 사임한 마에하라씨에 대해 단원들은 아쉬워하고 그리고 분노했다. 많은 일본인도 "'재일'을 그렇게까지 격리하다니"하며 어이 없어 했다.

"국적을 넘은 인정, 선의가 결과적으로 법률에 저촉해 장관 사임에까지 발전한 것은 아십다"(김덕빈=金德彬 라쿠토 지부 지단장), "이를 정식으로 외국인의 정치헌금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의원이 사직하지 않으면 안된다. 복잡한 사정을 안고 있는 것이 '재일'과 의원의 관계다"(왕청일=王淸一 쿄토 본부 단장), "마에하라씨가 해야 할 일은 재일의 역사적 배경과 특수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냉전 구조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오래된 정치자금규정법의 참모습을 따지는 것이다. 사임은 선의의 주민으로서의 재일을 잘라 버리는 것과도 같다"(설행부=薛幸夫 톳토리 본부 단장).

현행 정치자금규정법에 근거해 위법성만을 추궁한다면 역대 총리와 거물급 수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정치가조차 적을 것이다. 100년이상의 역사를 지니는 재일동포는 그만큼 일본의 지역사회와 밀착해 정치가와의 관계도 그만큼 깊다.

우리들의 바램은 이러한 실태를 밝히고 재일동포와 정치가의 건전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위법 헌금' 수수만이 일방적으로 문제시 돼 공뜬 상태다.

절전대책에 편승

이시하라 도지사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 추진력 있는 인물'이라는 '풍평'을 등지고 우려했던 바대로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무난히 4선을 달성했다. 동일본 대진재의 영향으로 무풍 속에 여러 부적절한 발언과 반성없는 떳떳한 태도에 대해 아무런 제제도 가해지지 않았다.

당선후 기자회견에서는 바로 "이따위 것에 1000만 킬로와트나 전기를 쓴다"며 빠찡꼬 업계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 외국인을 늘 적대시하는 이시하라씨의 일이다. 이 업계에 재일동포가 다수 관여하고 있다는 사정이 있고 지금도 홀 경영자의 반수 가까이가 재일동포라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미 각종 자숙과 절전 대책을 강구하여 20억엔이 넘는 의연금을 거출할 예정인 빠찡꼬 업계는 도쿄전력 관내 홀 4000점포의 피크시 최대 사용전력은 84만 킬로와트로 당국이 시산하는 올 여름의 최대 전력 6000만 킬로와트의 1.4%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발한다.

빠찡꼬 업계는 여러 시련을 거쳐 30만명을 고용하는 일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서민의 오락일뿐 아니라 스트레스 사회의 휴식 공관, 무연 사회의 교류의 장이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일본의 독특한 놀이 문화로 정착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카지노 건설 구상의 열열한 추진자다. "문화는 인간의 어뮤즈멘트에서 생긴다. 카지노는 불황 가운데 고용과 문화, 재원 확보에 절호의 재료"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발상을 가진 사람이 절전 대책에 편승해 빠찡꼬 업계를 겨냥하는 것은 재일동포 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카지노 구상에 박차를 가할려는 퍼포먼스로 볼 수밖에 없다.

재기를 위해 손을 잡아

동일본 대진재는 다시 한번 일상생활에서 동포가 일본인과 서로 가리지 않고 어깨를 맞대고 서로 도우며 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같이 피해를 입고 그리고 지금 같이 재기하고자 손을 잡고 있다. 이 현실에 굳이 끼어들어 한쪽을 얕보는 정치 수법은 복구의 차원을 넘어 다시 태어나려는 일본에 어울리지 않는다. '내적인 국제화'를 통해 '세계속의 일본'으로 보다 명확하게 갈피를 잡기를 바란다.

(2011-04-2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