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신타로(石原愼太郞)도지사의 망언이, 다시금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지사는 10월28일, 도쿄(東京)도내에서 열린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하는 집회」의 석상에서, 1910년의 한일 합병에 대해 "조선인이 총의로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은 결코 무력으로 침범한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그들의 선조들의 책임이며, '식민지주의'였다고 해도 가장 인간적이었다"라고까지 단언했습니다.

거듭되는 망언

아소(麻生)발언, 에토(江藤)발언에 이어 올해로 3번째인, 식민지 지배에 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작년 월드컵을 큰 계기로, 한일 양국은 시민차원의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공생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는 이러한 왜곡된 사관(史觀)의 대두는,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일 합병이 일본의 무력에 의해 강제로 행해졌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비롯한 역대의 총독들이 군림한 조선총독부는 철저한 무단정치와 악명 높은 「창씨개명」 등을 단행했습니다. 결코 '인간적이었던 식민지주의'였다고 할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한일 합병이나 식민지 지배는, 불행한 역사로써 일본정부의 공식 견해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합병이 우리의 선조에게 죄가 있다는 것과 같은 궤변은, 불손한 태도로써 규탄되어야 할 것입니다.

철회와 사죄를

이시하라(石原)도지사의 망언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00년 4월에는 육상자위대를 앞세워 "지진이 일어나면 삼국인, 외국인의 소요 사건이 예상된다. 치안유지를 위한 자위대는 출동하라"고 말했습니다. 「삼국인」이란, 종전후 한때, 재일한국인에 대한 멸칭(蔑秤)으로서 사용되어 온 차별 용어인 것은 분명합니다. 또, 중국인에게는 범죄인의 DNA가 심어져 있다는 취지의 망언과 장애자를 모욕한 차별 발언, 납치 피해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폭언도 기억이 새롭습니다.

도지사는 재일외국인을 적시하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부추겨,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지사라는 것은 일본의 수도를 맡는 행정 요직입니다.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이러한 망언을 하는 것 자체가 경솔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자매도시 관계에 있는 도쿄도(東京都)의 지사로서의 적성이 부족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국과 양국 국민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이번의 망언에 대해, 우리는 도지사가 자진하여 철회하고, 사회적 책임으로써 내외 한국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동시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일본에 거주해야만 하는 우리는, 이러한 망언을 극복하고 앞으로도 한일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마땅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2003-11-10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