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 디자이너
스튜디오한디자인의 한아유미(韓亞由美) 대표

토목과의 만남

토목구조물이나 공사현장, 고속도로, 터널 등의 공간디자인에 종사한다. 일본에서는 귀중한 '도시경관' 디자이너다. 특히 고속도로의 주행공간에서는 '시퀀스 디자인'의 개념을 제창하여 주목받았다. 많은 공공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에 있어 작년 매출액은 약 3000만엔, 사원은 2명.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물건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미술계에 진학하고자 했지만 고교 담임으로부터 회화보다 디자인 쪽이 좋다는 어드바이스를 받았다"

도쿄예술대 디자인과 졸업 후, 디자인 사무소에 근무하다 이탈리아 밀라노공학대학에 유학. 실천적으로 배우겠다며 현지 디자인 사무소에서 2년 반 근무했다.

귀국 후, 쿠라마타 디자인 사무소에 근무 중, 쿠마모토현에서 다리 개수와 관련한 의뢰가 있어서 담당하게 됐다. '아트폴리스 쿠마모토'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발신하는 사업의 일환이었다.

"당시는 버블의 풍조가 남아 있어 기발함을 겨루는 디자인에 허무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 때 다리를 디자인하는데 참신함을 느꼈다. 디자인은 특정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바라보는 풍경이야말로 자신이 추구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1991년에 독립. 수도고속도로와 도쿄만 아쿠아라인에 '시퀀스 디자인'을 제안했다. "해저터널이라고 하는 대사업인데 드라이버에 대한 압박감 등 전혀 배려되어 있지 않다. 드라이버의 심리를 생각하여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시퀀스란,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하나의 이어진 시각적인 환경을 말한다. 이 테마로 도쿄대학 학제정보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타분야 사람들과 공동으로 시각정보에 대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시도한다. 도로는 사람 목숨과 관계되기 때문에 디자인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야 비로소 설득이 가능하다".

올봄에 개통한 야마가타현의 츠루오카(鶴岡)~아츠미(温海) 터널은 4터널이 연속되어 총 12km 길이에 달한다. 내벽에 18색의 다양한 선이 처음으로 그려졌다. "출입구는 시각적으로 안정시키는 굵은 선을 나열, 1km마다 배색에 변화를 주었다. 기분전환 효과가 있고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신니혼자카(新日本坂) 터널(시즈오카현)의 계획안으로 제1회 로레알상 장려상, 오도리(小鳥) 터널(기후현)로 굳디자인 특별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권리의식 갖고

흥미 깊은 것은 신주쿠 사잔비트 프로젝트. 미나미구치(南口) 정비사업의 공사현장에서의 디자인이다. "도시는 항상 변모하고 있다. 공사현장은 경관의 일부이며 그것을 살리지 못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1960년대부터 10년마다 당시의 신주쿠의 모습을 벽에 그래픽화했다. 울파리의 회로를 조금 곡류시켰던 결과, 사람이 자연스레 머물게 됐다. "사람은 이어짐을 추구하고 있으며 공공공간에는 강한 구심력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일본에서는 '시빅프라이드'(권리의식)가 결여되어 있다고 말한다. "공공물에 대해 국가와 행정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시민이 지불하는 세금으로 꾸려지는 것이니까". 기회가 있으면 "시퀀스 디자인을 한국에서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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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4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