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한 수속 각오해야
금융감독원 통한 조회도

누구든 돈은 잘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숨겨 둔다. 필자도 부모님이 어디에 예금하고 있는지 모른다. 여러분은 부모님의 예금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있는지 알고 있는가? 부모님과 사이는 좋은가? 사이가 나쁘다면 가르쳐줄 리가 없다.

유언이 없어 고생하는 유족들

누구든 통장이나 소중한 것, 알리고 싶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찾지 못하도록 감춘다! 숨겨두면 자녀들도 쉽게 찾을 수 없다. 금고 속이라면 몰라도, 실제로는 천장 뒤, 다다미나 마루 밑, 옷장 밑, 소파 속, 책 사이, 냉장고 속에서 찾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끔은 본인도 잊어버리고 찾을 수 없게 된다. 필자의 어머니는 오래 된 뒤주를 버릴 때 안에 보석 등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천장 뒤는 살펴보았는가?

인간은 언젠가 죽는데 오늘,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언이 없으면 아이들은 어디에 예금을 맡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어디에 예금이 있는지 돌아기신 뒤의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하는 것을 꺼려한다.

한국에서도 페이오프(5000만원 상한 예금 보호)가 제도화됐다. 예금주는 안전을 위해 정기 예금을 조금씩 나눠 복수의 은행에 맡기고 있다. 가까운 은행만이 아니다. 부자들은 안전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노후를 위해 엄청난 돈이 남아 있을테지만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

예금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제일 어려운 문제다. 한국은 외환 위기 때 일본보다 훨씬 높은 예금 금리와 유리한 환율로 많은 재일동포가 국내에서 원화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그 이외에도 상속한 재산이 있었다거나 부동산이 있어 세금이나 관리 비용을 대고 있었다거나, 부동산을 팔았거나 성묘를 위해 몇번이나 왕복했다면 예금 구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어느 정도 예금 액수라면, 그 이자만으로도 여비나 제사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한국에 갈 때마다 현금을 가져가는 것은 위험하니 말이다.

부모의 예금이 한국에 있는 것 아니냐고 아이들도 어렴풋이 느꼈겠지만, 한국어도 모르는 재일동포 2세, 3세가 찾거나 상속 절차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대여 금고 속에 있으면 어떨까.

상속 예금과 휴면 예금은 절차가 상당히 다르다. 휴면 예금은 본인이 생존하고 있으니까, 본인 스스로 알아볼 수 있다. 상속 예금은 스스로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

피상속인의 사망 진단서 또는 사망 사실이 기재된 종전의 호적을 의미하는 기본 증명서와 사망자와의 관계(추정 상속인의 자격)를 증명하는 가족 관계 증명서, 일본 운전 면허증 등의 본인 확인 서류 등을 준비해야 한다.

확인 서류를 갖추고 몇번이나 한국 왕래

지금부터가 문제다. 일본에는 SBJ은행(신한은행), 국민은행, 한국외환은행 등의 일본 지점이 있지만 그들은 일본금융청에서 한국내 예금 수속 업무를 금지시키고 있어 예전과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에 가야 한다. 그리고, 한국어가 되거나 통역이 없으면 안된다.

한국에 가서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은행을 찾거나 한국금융감독원에 의뢰해 상속 예금의 유무를 각 은행에 조회할 수 있다. 아쉽지도 한국금융감독원의 경우 신청해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없다. 계좌가 있어서도 잔고나 자세한 내용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 결국 다시 한국에 가서 예금한 은행을 찾아가서 잔액 확인과 수속을 해야 한다. 어쨌든 상속 관련 절차는 귀찮은 것이다.

전국상속협회 상속지원센터 재일한국인 상속 상담 실장 정상헌(鄭相憲)

(2014-07-16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