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적 정신을 지금 다시 한번

광복 63주년과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동시에 맞이한 15일, 우리는 우리민족의 재생과 약진의 발자취에 감개를 새로이 하며 무엇보다도 활력있는 재일동포사회를 구축하면서 한국을 보다 고도의 선진국으로 밀어올리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민주평화통일 실현을 위한 일익을 담당할 결의를 함께 확인했다.

약자의 고뇌 극복

자력근대화의 좌절과 식민지 압정, 조국분단과 동족전쟁, 절대적 빈곤과 좌우갈등 등 우리는 근현대의 국제사회가 약자에게 강요한 고뇌를 한몸에 짊어져 왔다. 그러나 짐이 아무리 무겁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우리민족의, 나아가서는 세계의 흔들리지 않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내외 국민은 일대운동체가 되어왔다. 그것은 우리의 귀중한 정신적 재산이 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민족해방투쟁과 해방 후의 격심한 갈등을 거쳐 자유·민주주의를 국시로 하는 대한민국을 수립하고 그 기초가 된 건국 세대. 4·19 학생혁명을 비롯한 대중정치행동을 통해 시민의식을 계발하고, 우리나라가 짊어진 전근대성을 극복하면서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끈 산업화 세대. 두 세대의 고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독립한 많은 국가들 중에서 돌출하여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규모와 민주주의제도를 획득하여 국가의 위상을 비약적으로 드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공의 역사에 안주해 있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의 문에 손을 대면서 가장 어려운 국면의 괴로움을 맛보고 있다. 선행하는 선진국은 따라잡지 못하고 신흥 중국·인도 등에는 추격을 받아 무한경쟁의 골짜기에 매몰될지도 모른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경감되지 않고 통일전선 방식에 의한 교란공작이 내외에서 강해지는 현상이 있다. 일본과의 관계도 독도영유 및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험학해지기 쉬운 상태인 채이다.

조국의 모습에 민감한 재일동포는 우리나라가 폐색감을 깨뜨리고 경제적·정치적으로 한단계 더 비약하기 위해 건국 60주년이 국민통합의 장이 되길 기대해 왔다. 그런데 우리가 본 것은 연일 과격한 데모가 탄생한지 얼마 안된 정부의 타도를 외치고, 일부 노동운동단체가 한국경제의 동맥을 절단하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는 이상한 모습이었다. 법치국가의 질서는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마저 유린하는 자세는 1960년의 4·19 학생혁명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가지의 정치행동과는 이질적인 것이다.

폐색감 타파 서둘러야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한국 국내에 북한에 종속·추종하는 세력이 증식하고, 북한 당국과 공공연히 결부됐다. 최근의 소란도 이러한 세력이 주도하고 북한 또한 연일 이를 선동했다. 대북정책을 유화(宥和)에서 상호주의로 전환한 한국에 대해 궁지에 선 북한의 위협이나 교란은 강해질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한국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시키고 국력의 결집을 방해하는 북한의 책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 철저한 대처를 제시했다.

민단은 최근 북한의 핵병기 폐기와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 계속 늘어나는 前 재일동포 탈북자의 구제에 전력을 다해 왔다. 앞으로는 북한에 종속·봉사하는 반민족적이고 반인도적인 세력에 더욱 의연(毅然)하게 대응하고, 그 존립기반의 약체화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내우외환에 직면한 한국에 새로운 국민적 규범의 확립이 요구된다. 많은 선진국은 스스로의 근간이 위협받는 사태에 처해서는 국민이 단결하고 희생적인 정신이 넘치는 일대운동체가 됨으로써 현재를 구축했다. 한국은 지금 그 성패가 장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다. 민단은 폐색감 타파를 위해 내외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2008-08-27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