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의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가 베이징에서, 외교통상부 산하의 재외동포재단 주최의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서울에서, 각각 400명 가까이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2대 국정선거를 내년으로 앞두고 해외동포 조직의 존재감은 그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민간 주도에 애착

주도 주체의 차이로 인해 각각 일장일단을 안으면서 전자는 24년의 역사로 9회째, 후자는 발족된지 11년으로 12회째 전체회합을 맞이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자회의는 민단이 제창하여 설립된 민간기구로서 민단은 물론 고참 해외지도자들로부터 강한 애착이 보내져 새로운 시대를 향해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올림픽 전년도인 1987년 한국과 국교가 없던 공산권 지역을 제외한 31개국 303명의 대표가 참가한 거사였다. '도쿄선언'(전문)은 이렇게 제창했다.

우리 500만 재외동포는 각자가 거주국 사회에서 안주하는 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과 국제화라는 시대적 조류 속에서 조국의 영광을 과시하는 해외한민족의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을 맹세하고, 다음과 같이 내외에 선언한다.

1. 우리는 조국의 조속한 평화통일과 선진화에 적극 참여하고, 조국의 번영이 우리번영의 정신적 기반이니, 우리의 견고한 기반구축으로 조국 번영에 기여할 것을 재확인한다.

2. 우리는 서울올림픽이 세계평화와 국제친선에 크게 기여하고, 민족번영의 진로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원하며 성심성의를 다해 후원한다.

간결한 문언이면서 아시아에서 2번째, 제2차 대전 후에 독립한 국가로서 처음으로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재외동포의 자부심과 조국 한국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동시에 해외동포 750만명 시대의 도래와 해외동포가 조국 선진화에 빠질 수 없는 민족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선견성도 나타내는 것이었다.

새로운 정치변수

그러나 해외동포사회의 환경은 당시의 상정을 넘어서 격변하려 하고 있다. 2년 전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내년 4월 국회의원선거,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재외국민도 국정선거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외유권자(유자격자)는 약 300만명으로 지난회의 국회의원선거 때의 유권자 3779만명의 약 6%에 해당한다. 단, 거주국의 정치체제, 국토의 대소 및 투표소가 될 공관수, 투표소로 가는 교통편 및 비용, 단기체재자 중심인지 정주자 중심인지의 특성, 자격요건이 되는 여권 보유율 등 각지 동포사회의 조건은 다양해서 애로사항도 많다.

국정에 대한 관심도에도 큰 차이가 있고 실제 선거인 등록자수 및 투표자수는 유자격자수를 대폭 밑돌 것이 확실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1997년과 2002년 대통령선거가 39만표와 57만표로 당락을 나누고 있어 한국 정게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는 재외국민표에 관심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2개의 해외동포회의에 주요 정당의 유력의원들이 전에 없이 다수 참석한 것도 그 반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단은 최근 국정에 대한 권리행사에 보다 많은 재일동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계발하여 선거인 등록자의 최대화와 투표율 향상에 주력하는 한편, 유권자를 특정 정당지지로 유도하는 것도 벌초장으로 삼는 것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확인해 왔다. 각국의 한인단체도 한국내의 정치 갈등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동지적 연대의 장

그러나 선거전이 시간이 지나면서 격해질 것은 자명하며 그것이 보다 복잡해지면서 해외동포사회에 파급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재일사회의 총련과 그와 연관된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이외에 중국, 미국, 호주, 러시아,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북한 독재의 지휘하에 있는 조직이 내년을 향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우리가 임하는 첫 국정참여는 한국과 한반도의 장래에 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여야당 및 종북세력·적성단체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2개의 회의는 북한 독재가 컨트롤하기 쉬운 정권을 수립하려는 책동을 해외동포의 연계 아래 단호희 봉쇄할 것을 확인하는 둘도 없는 자리가 됐다.

'도쿄선언'이 나타내는 원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모든 해외동포가 치열한 선거전에 휘둘리지 않도록, 종북세력에 들러붙지 않도록 조국·한국과 연대한 해외동포 조직으로서의 주체성을 전면에 내세워 상호연계 아래 과감하게 대응할 태세를 확고히 하겠다.

(2011-06-23 민단 신문)